論語를 읽은 네 부류의 반응
-원산 위정철(전기편찬위원장-
주자(朱熹)는 저서 《論語集注》 「서설」에서 논어를 읽은 후에 사람들의 반응을 程子(程頤)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네 부류로 나누어 설명하고,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읽은 사람의 교양과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나는 논어를 읽은 후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한 번 살펴보자.1)
첫 번째 부류는 논어를 읽고 나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
두 번째 부류는 논어를 읽고 나서 그중 한두 구절에만 흥미를 느낀다.
세 번째 부류는 논어를 읽고 나서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네 번째 부류는 논어를 읽고 나서 너무 기뻐서 손을 흔들고 발을 구르며 춤을 춘다고 했다.2)
여기에 해당된 부류는 논어를 읽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즐거워 덩실덩실 춤을 추는 자들이다.
이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 하다.”3)라는 공자의 관점과도 상통한다.4) 논어를 읽고 나서 그 안의 내용을 배우고 체득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학문의 요체를 얻는 결과이다. 이같이 다양한 양상의 ‘樂’ 사상이 있는 논어는 ‘樂’ 사상을 연구하기 위한 중요한 텍스트이다. 논어를 검색한 통계5)를 보면 ‘樂’이 총 48번이나 나온다. 그 ‘樂’은 음악, 즐거움, 좋아한다는 세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論語 안에서 ‘樂’이 나타나는 구절들을 세밀히 분석해 보면 공자의 ‘樂’ 사상은 학습지락(學習之樂), 붕우지락(朋友之樂), 군자지락(君子之樂), 인자지락(仁者之樂), 산수지락(山水之樂), 음악지락(音樂之樂) 등으로 여러 의미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어에 나타나는 樂과 관련된 구절들을 정리해 보면, 樂은 주로 3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배움의 즐거움, 즉 學問之樂이다.
둘째는 孔顔樂處, 즉 집이 몹시 가난해도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공자와 안회(顔回)의 인생 태도이다.
셋째는 山水之樂, 즉 曾點이 자연과의 교감과 어울림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學問之樂’과 관련된 ‘樂’은 「學而篇」에 보이고, ‘孔顔樂處’와 관련된 ‘樂’은 「雍也篇」과 「述而篇」에 보이며, ‘山水之樂’과 관련된 ‘樂’은 「先進篇」에 나온다. 이들 ‘樂’은 서로 관련이 없게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樂’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논어의 주석서는 何晏(193~249)의 《論語集解》와 皇侃(488~545)의 《論語集解義疏》를 거쳐 刑昺(932~1010)의 《論語注疏》 등 3개의 주석서가 중요한 텍스트로 전해져왔다. 그러다가 朱子(1130~1200(의 《論語集注》가 나온 것이다. 「논어집주」는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해석을 모색했던 송대의 유가적 전통을 계승한 혁신적인 경전 해석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논어집해와 논어집해의소 등은 도가적 색채를 강하게 띠는 점이 특징이다.6)
1)출전 : 李鐘範교수의 「논어 樂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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