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 14:51
■국파공 휘 형식(菊坡公 諱 衡植)의 한시를 소개합니다.
(30世, 안항공파, 장흥 방촌, 1849~1906)
朝后又題(조후우제)
조반 후 또 읊다
大開詩腹物皆圖
格月鞍雲山馬驅
시상을 여니 사물이 다 그림이라
달에 고삐메고 구름을 안장삼아 山馬를 달린다
訪花休陌其閑矣
隨柳過川赤樂乎
꽃을 찾아 언덕에 쉬니 한가롭기 그지없고
버들따라 냇가를 지나니 즐겁기만 하다
烈士幾番稱曰楚
佳娥自古壇名吳
열사는 몇 번 헤아려도 楚나라 屈原이요
佳娥는 예로부터 吳나라 西施라
別坼洞天仙術得
塵城消息斷當無
특별히 洞天을 열어 신선술을 얻었으니
속세의 소식은 단절되어 없구나
●屈原(굴원) : 중국 전국 시대 초나라의 정치가, 시인(BC 343~BC 277). 이름은 평(平)이고, 자는 원(原)이다. 초사(楚辭)라고 하는 운문 형식을 처음으로 시작하였다. 모함을 입어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다가 마침내 물에 빠져 죽었다. 작품은 모두 울분이 넘쳐 고대 문학에서는 드물게 서정성을 띠고 있다.
●西施(서시) : 고대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본명은 시이광(施夷光)이다. 서시와 관련한 여러 고사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침어(沈魚)이다. 어릴 때부터 천성이 곱고 용모가 아름다워 항상 부러움을 샀는데, 하루는 강가에서 빨래하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맑은 강물에 비쳤다. 이때 물고기가 물에 비친 아름다운 서시의 모습에 도취되어 헤엄치는 것도 잊어버리고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고 한다.
●동천(洞天)과 선술(仙術) : 신선술은 도교의 핵심으로 수련을 통해 허공에 올라가 우주에 소요하는 천선(天仙), 36동천(洞天)과 72복지(福地)에서 사는 지선(地仙), 혼백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어 인선(人仙)으로 구분한다.
●저자인 국파공 휘 형식(菊坡公 諱 衡植)은 30世, 안항공파, 장흥 방촌, 1849~1906이다. 위의 詩는 ‘회성세고(懷城世稿)’에 수록되어 있다. 회(懷)자는 장흥의 옛 지명인 회주(懷州)에서 따왔다. 서체와 책명은 소헌공의 작품이다. 손자인 小軒公(휘 공량)과 是軒 위맹량 시인의 노력으로 1952년 오헌공(梧軒公)의 ‘계당수창시집’ 에서 찾은 17수를 수록하고 있다. 국파공의 유고시는 칠언율시(七言律詩)로 주제는 주로 노장사상(老莊思想)에 기초하여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인생의 유한함을 담고 있다. (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