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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음의 의미
사람의 본성은 울음이다
삶이 울음이기 때문이다
울지 않으면
엉덩이를 때려 울게 한다
왜 울어야 하는가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울음은 삶이다
사람의 얼굴은 울상이다
웃지 않으면 울상들이다
웃는 상이면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준다
왜 웃어야 하는가
인생이 기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웃는 삶이 좋다
사람은 울음의 노예이다
세상은 삶을 울게 만든다
웃으려 하면
때려서 기어코 울게 한다
왜 못 웃게 하는가
삶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삶은 울움이다
(2015. 9. 5)
 

2. 회자정리(會者定離 )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인생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부모와 헤어지고
형제자매와 헤어지고
일가친척과 헤어지고
친구와 헤어지고
동료와 헤어지고
부부와 헤어지고
자식과 헤어진다
잇따라 헤어진다
그 길을 안가는 사람은 없다
가야할 시간이 다가온다
언제라도 그 길을 가야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그래서 나온 말이로다
(2016. 9. 17)

 

3. 하직 준비
은퇴할 나이에 이르면
목숨은 하늘에 맡기고,
몸은 의사에게 맡기고,
마음은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
자식들이나 손자들에 관한
일들에 대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만하고,
입은 다물고,
뒤에서 조용히 기도하자
이런 원칙을 세워보는 것이다.
원칙을 세웠어도 지키긴 어렵다
그게 인간의 나약함이다
그러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다짐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진정시켜 보는 것이다
자식과 손자들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행운이기 때문이다
그 행운을 누리며 조용히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다

 

4. 철없는 인생
어릴 때
어른들은 언제 철들래
나무라기 일쑤다
나이를 먹으면
철이 든다는데(…)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철이 들지 않는다
날마다 실언이 반복되고
수시로 실수가 계속된다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참아도 될 일을 한다
아차 또 실언했구나
어메 또 저질렀구나
인간은 백 살을 먹어도
철이 들지 않는다
그게 신과 다르다
(2016. 9. 11)

 

5. 한줌의 재가 되려
한줌의 재가 되기 위하여
태어나서부터 나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줌의 재가 되기 위하여
험난한 세상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2016년 7월 11일 서정주의 국화꽃 옆에서의 개사>

 

6. 변명
잘한 게 없다
어떤 것도 한결같다
무엇 하나 내 놓을 게 없다.
조물주는 한 가지 능력을 주었다는데…
공연히 왔다가 덧없이 간다
나의 일생이다.
2009. 4.7

 

7. 太古松 枯死吟
천년을 의젓하게 버텼는데...
그 늠름한 자태 어디로 가고
온 몸에 곰팡이 피어
처연하게 삶을 마쳤네
송백은 무한하려니 했는데...
그 우아한 자태 사라지고
흉한 몰골 못 감추고
우리들을 우울하게 하네
<…>
아 아!
우리도 또한 저 태고송처럼
어느 날 덧없이 그리되겠지
2014. 8. 10

 

8. 변명
잘한 게 없다
어떤 것도 한결같다
무엇 하나 내 놓을 게 없다.
조물주는 한 가지 능력을 주었다는데…
공연히 왔다가 덧없이 간다
나의 일생이다.
2009. 4.7

 

9. 송장(送葬) 종량제
사람의 삶에는
반드시
쓰레기가 배출된다
언제부터인가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됐다
송장도
종량제가 적용된다
절차는 다양하다
매장하고
화장해
단지에 담고
천지에 뿌리고
땅에 묻기도 한다
나의 송장은
어찌할꼬
눈 감으면
알 수 없으니
그냥 내버려두자

 

10. 亡者의 歸鄕
숨이 멎었다
살갗이 검게 변한다
역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냉동고로 옮겨 부패를 막는다
산 사람들의 복잡한 예법을 거친다
쓰레기 처리하듯 산이나 화장장으로 옮긴다
구덩이를 파서 묻고 그 위에 산봉우리를 만든다
타고 남은 재를 항아리에 담아 선반에 진열한다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으로 가는 절차가 끝난다
세상에 나왔다 가면서 거치는 통과의례이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망자의 귀향은 막을 내린다.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산자들은 잊어간다
그게 인생이다
(2009. 4. 7)

 

11. 무력과 감사
나의 출생 신고는 아버지가 했을 것이다
죽어서 화장도 매장도 내가 하지 못한다
나의 사망신고는 아마 아들이 할 터이다
나오거나 가거나 나는 아무 것도 못한다
쌀도 반찬도 모두 내가 생산하지 않았다
사서 먹었다고 내가 생산한 것은 아니다
따져보면 내 인생은 남의 도움으로 산다
그러하기에 세상사는 방법은 자명해진다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해 살라는 것이다
이것이 교만치 말아야 할 이유인 것이다
(2014. 8. 11)

 

12. 쉬운 건 나이 듦
시간은 덧없이 흘러간다
시간이 가면 삶도 따라간다
그걸 나이 듦이라 한다
나이 듦은 속절이 없다
삶에서 쉬운 건 나이 듦뿐이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쌓인다
그러다 덧없이 사라진다
그 사람 갔나보구나 한다
세상에 왔다 간 절차이다
(2016. 10. 23)

 

위의 詩 12편은 圓山(정철)소장의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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