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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렬(行列)과 연령(年齡)간 예우(禮遇)와 호칭(呼稱)관계 소고(少考)

 

 우리는 혈연(血緣)과 지연(地緣), 학연(學錄)등으로 연결되는 여러 형태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호칭(呼稱)을 사용합니다. 호칭이란 대인관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타인(他人)에게 다가가는 최초의 관문(關門)입니다. 때문에 유교(儒敎)문화인 우리사회에서는 언어예절(言語禮節)에 민감하게 반응(反應)하여 때로는 잘 못 부른 호칭 하나로 사회활동에 지장(支障)을 주기도 합니다. 학연이나 지연은 나이로만 계산하기에 선배와 동료 또는 후배 등으로 호칭이 정해져 있어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와 반면 혈연관계에서는 나이 외에 세계(世系)를 구분지우는 항렬(行列)이 존재하기에 이에 맞는 호칭을 써야합니다. 성인이 되어 가끔은 종친회(宗親會)나 문중(門中)모임, 또는 조상들의 시제(時祭)등에 참여하면서 세대(世代)간 항렬과 나이가 다른 종인(宗人)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상대방에 대한 예우(禮遇)와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족친(族親)은 백대지친(百代之親)”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성동본(同姓同本)은 100대(代)가 가까운 혈족이라 언제 어느 곳에서 만나도 서로를 반기며 첫 만남에도 항렬과 나이를 묻고 파(派)를 물어서 자연스럽게 아재, 형님, 대부님 족장님(族丈)등으로 호칭하게 됩니다. 타향(他鄕)에서 만난 족친간의 대화(對話)는 정이 넘치고 관대(寬大)하며 서로 존중해주고 금방 친밀감(親密感)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일족(一族)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고 따뜻한 혈정(血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성(姓)씨가 무리를 이루고 사는 집성촌(集姓村)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이웃이 모두 친족(親族)이기에 “흔하면 귀(貴)하지 않다”는 희소성(稀少性)의 원칙이 작용하여 상대적으로 혈족의 귀(貴)함을 느끼지 못하며 성장(成長)합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들이 일족(一族)에 대해 무정(無情)하거나 단합할 수 없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强)하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장흥위씨(長興魏氏) 집성촌인 방촌마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마을 출신 청소년들은 어린 시절 유학(留學)을 위해 도시로 떠났고 생활을 위해 출향(出鄕)하여 각자의 전문분야에 종사하면서도 연령별 또래모임을 만들어 꾸준한 소통과 우정을 나누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근자(近者)에 와서는 이를 뛰어넘어 방촌출신 남녀(男女) 모두를 아우르는 출향인 모임을 조직(組織)하여 고향마을에 도움이 되고 구성원들 간의 친목(親睦)을 도모하기 위해 가칭 <방촌포럼 Bangchon-Forum>이라는 단체를 구성하게 됩니다. 이는 많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고향과 혈족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은 방촌인 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혈족관계에서 항렬과 연령간의 호칭과 예우문제는 반드시 정리(整理)되어야 합니다.

 일족간 항렬과 연령이 다양하게 섞인 상태로 출발하는 <방촌포럼>이란 모임은 장흥위씨(長興魏氏) 집성촌이라는 마을의 특수성(特殊性) 때문에 향우회(鄕友會) 성격이면서 동시에 씨족(氏族)모임의 형태를 가져야 하는 단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 모임이 무리 없이 계속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充足)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항렬과 연령간의 호칭과 예우문제가 반드시 정리(整理)되어야만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방촌마을은 장흥위씨 집성촌 중에서도 가장 크고 뿌리가 깊어 1994년 정부의 전통 문화마을 선정과 국가와 도(道)에서 지정(指定)받은 다수의 고택(古宅)들과 장천재를 비롯한 묘각(墓閣), 별신제(別神祭)와 대동계(大同契) 등 보존가치가 있는 미풍양속(美風良俗)이 현존합니다. 특히 2005년 전국에서도 마을 단위로는 드물게 씨족유물관(氏族遺物館)이 건립되어 선대(先代)의 주요 유물(遺物) 1,000여점을 소장(所藏)하여 전시(展示)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흥위문(長興魏門)의 자랑이요, 이 마을 출신 후손(後孫)들이 보존하고 지켜 나가야 할 역사와 전통(傳統)이 살아 숨 쉬는 마을 입니다. 아울러 정신문화(精神文化)면에서도 방촌은 조상 대대로 예의(禮義)와 범절(凡節)을 중시하는 예향(禮鄕)으로 자리하여 주변 마을의 모범이 되었으며 이 마을에서 출생하고 거주(居住)하는 주민과 위씨들의 긍지(矜持)였습니다. 이는 방촌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어린 시절 함께 자라며 항렬과 관계없이 호칭하며 수십 년을 격의(隔意)없이 지내다가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항렬호칭(行列呼稱)과 함께 서로 존칭하는 성숙(成熟)한 모습으로 바뀌는 걸 보면 결코 마을의 전통이 허명(虛名)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방촌포럼 발기인(發起人)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모임의 취지(趣旨)를 이해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鄕愁)를 느끼며 선배와 후배 그리고 어깨동무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모두들 자발적으로 참여한 분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반기며 연회(宴會)를 즐기던 중에 일부 젊은 층에서 항렬이 우선이냐? 나이가 우선이냐? 의 논쟁(論爭)으로 얼굴을 붉히는 사건을 보고 참으로 민망(憫惘)하고 난감하였기에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뿐 아니라 다른 종족에서도 항렬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일부 세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事例)들입니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았고 핵가족 시대를 살며 과거와 같은 대가족(大家族) 단위의 가정교육 혜택도 받아보지 못했기에 당연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이 디지털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에 영향을 주거나 개인의 사회활동(社會活動)이나 경제활동(經濟活動)에 그다지 큰 장애(障礙)를 미치지 않기에 모른다하여 크게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조상과 뿌리를 부정하지 않은 후손(後孫)이라면 가끔씩 이런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내 아이들에게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인지(認知)시키고 친족과의 교류에 참여하는 것도 사회와 가정생활의 한 부분이라 할 것입니다.

 

 항렬이란 혈친(血親)간의 세계(世系)의 서열(序列)과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구분하기 위한 문중(門中)의 율법(律法)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자식도 성장하여 불혹(不惑)을 넘기면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칭(尊稱)하여 불러줍니다. 존칭은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의미(意味)이지 결코 자신을 낮추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서 자식을 존중해 주고 형으로서 아우를 존중해주며 친구로서 친구를 존중해 주는 것은 인격(人格)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불혹(不惑)을 넘긴 어른이 되었음에도 가까운 친구라 하여 이 자식, 저 자식 상말을 쓰며 그러한 막말들이 마치 친밀감의 척도(尺度)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례들을 가끔 봅니다. 이는 그 사람이나 그 단체(團體)의 수준과 품격(品格)을 가늠할 수 있으며 교양(敎養)을 갖춘 인격자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는 하늘이 주신 것이고 항렬(行列)은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어난 순서에 따라 결정되는 형님과 아우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호칭으로 인한 다툼은 없습니다. 그러나 항렬은 나이의 선(先), 후(後)와 세대의 선(先)과 후(後)가 충돌하며 발생하는 양자(兩者)간의 예우에 대한 문제로서 일부 사람들이 관계를 잘못 이해하여 간혹 다툼이 일기도 합니다.

항렬이란 혈친(血親)간의 세계(世系)의 서열(序列)과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구분하기 위한 문중(門中)의 율법(律法)이지 항렬의 높낮이로 개인의 인격이나 신분을 차별화(差別化)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항렬이 무슨 벼슬이나 되는 양 행세(行勢)하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다하여 일족간 항렬을 무시하고 불손하게 처신(處身)하는 행위들은 모두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할 것 입니다. 친족집단 내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종적계보(縱的系譜)인 항렬에서 나의 위치를 파악하여 일족과의 교류함에 올바른 언어예절(言語禮節)과 예법을 지키는 것도 종족의 일원으로 마땅히 가져야할 자기수양(自己修養)의 한 방편이라 할 것입니다.

항렬과 연령과의 선, 후 관계를 살펴보면 유복친족(有服親族)과 면복친족(免服親族)으로 구분하여 다뤄져야 합니다. 즉 집안에 상(喪)을 당하면 함께 상복을 입는 고조부(高祖父)가 동일 한 8촌 이내의 친족인 유복친족(有服親族)에서는 항렬이 나이를 우선합니다. 이 경우 나이가 항렬을 넘지 못합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위 항렬에게 하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면복친족(免服親族)인 9촌 이후의 일족에서는 나이가 항렬을 우선 합니다, “10년이 1항렬을 접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정확히 표현하면 한 간지(一干支)인 12년 이상 차이가 나면 위 항렬에 대해서 하대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연고항존(年高行尊)이리하여 아무리 항렬이 높아도 나보다 연장자에는 하대해서는 안 됩니다.

 

 친족(親族)간 항렬과 호칭에 미숙한(未熟)한 후손들에게 바른 호칭을 일깨워주는 것도 앞 세대를 살고있는 어른들의 몫입니다

 항렬 간 호칭(呼稱) 문제 역시도 부족에 따라 조금씩 다름을 볼 수 있으나 우리 조상들은 항렬과 나이에 관계없이 “대감, 군수, 박사, 대표”등 당사자의 과거 지위(地位)나 직책명칭(職責名稱)들을 호칭해 주었습니다. 반면 직함이 없는 평인의 관계에서는 역시 두 경우로 구분하여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유복친족에서는 각각의 고유호칭(固有呼稱)이 있으므로 문제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당숙, 재종당숙, 백부, 숙부, 삼춘, 고모..등등) 그러나 문제가 되는 건 별칭(別稱)이 없는 9촌 이후의 면복 친족 간이므로 여기서는 나를 기준으로 하는 항렬별 호칭 관계를 분명히 정리하여 숙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항렬이 나보다 위인 경우를 봅니다. 한 항렬차 위이면 나이 불문하고 <족숙, 아재, 아짐, 고모>로 호칭하고 연령차가 한간지(干支)인 12년 이상 차이가 나면<족숙님. 족장님>으로 존대하기도 합니다. 두 항렬 차 이상 위이면<대부님, 대모님, 할머니>로 호칭하여 존대하면 됩니다. 이 경우에도 나이가 12년 이상 어리면 <족대부>로 호칭하며 예를 들어“ㅇㅇ족대부 오셨는가?”하는 식으로 하대해도 됩니다. 항렬이 나보다 아래인 경우에는 한 항렬 차이에서 동갑이거나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ㅇㅇ조카, ㅇㅇ족질 ㅇㅇ댁> 등으로 호칭하고 두 항렬 차 이상 아래이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족장 또는 족장님>으로 통칭해도 됩니다. 가족관계나 항렬 호칭에 미숙한 후손들에게 친족간의 바른 호칭 사용을 일깨워주는 책임 역시 종친회나 앞 세대를 사는 어른들의 몫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前)만 하여도 우리 선조들은 항렬을 구분하기 위하여 새로 태어난 후손에게 대부분 고유의 항렬 돌림자에 따라 작명을 하였기에 현재까지는 이름만 보아도 비교적 항렬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자기 아이에게 항렬 돌림자를 정확히 알고 작명(作名)하는 부모들이 많지 않기에 앞으로 한 세대만 더 지나면 이름으로는 항렬을 구분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많은 종친이 모인 종중(宗中)이나 문중(門中) 모임에서는 일일이 항렬과 성함을 짧은 순간에 외운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럴 때는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면 항렬의 고하를 떠나 족장님(族丈)으로 호칭한다면 결례(缺禮)의 구속에서 무난히 벗어 날 수가 있습니다. <족장님>이라는 표현은 항렬에 관계없이 나보다 나이 많은 일족 어른들을 존대하는 호칭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항렬간의 호칭은 부족별로 제례(祭禮)문화가 상이(相異)하듯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전부가 아니고 우리 魏氏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역에 따른 사투리와 애칭으로 융통성을 부여해야합니다.

끝으로 방촌 포럼에 참여하는 제(諸) 종인들께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이 마을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상대의 실수에 너그럽게 이해하고 양보하여 남도(南道)의 예향(禮鄕)이요 長興 魏氏 본향(本鄕)이란 마을의 명성(名聲)에 부합(符合)하는 마음가짐으로 상부상조(相扶相助)하고 단합하여 장흥위문(長興魏門)의 기상을 높이는데 기여(寄與)하기를 기원합니다.

 

 

청곡 위금량(靑谷 魏今良) (32세, 장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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