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7 12:05
임계탄(壬癸歎)
임계탄은 1732년과 1733년, 임자(壬子)와 계축(癸丑)년의 장흥 관산과 대흥(대덕) 등 해안지방주민들의 참상을 가사로 쓴 기록이다. 이 가사를 처음 발굴한 이는 성균대 임형택(林熒澤)교수이다. 그는 이 가사가 당시 장흥 선비가 쓴 것은 확실하나 저자를 알 수 없다면서 존재공의 아버지 영이재공(詠而齋公)가 아닌가 보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이 가사는 간암공의 작품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에 간암공의 상소문과 함께 여기서 소개한 것이다.(編輯者 註)
(1) 임자 계축(壬子癸丑): 1732~1733, 영조8~9년
(2) 이로이다: 이르리다(이르다: 謂)의 뜻으로 보임
(3) 구법(句法)은 ~시불견(時不見)만: 문맥으로 미루어 문장 구성은 따지지 않고 시대상의 눈으로 차마 보지 못한 정경을 기록한다는 뜻으로 풀이됨.
壬子癸丑 無前凶年 介介히 이로이라 임자계축(1) 무전흉년 개개히 이로이라(2)
듯고보는 이景色을 三尺童도 알건마는 듣고 보는 이 경색을 삼척동도 알건마는
刻骨한 이시졀을 銘心하야 닛지말자 각골한 이 시절을 명심하여 잊지 말게
無識한 眞諺文을 才助업시 매와내니 무식한 진언문을 재조없이 매와내니
句法은 보쟌하고 時不見만 어다가 구법은 보잔하고 시불견(3)만 적어다가
슬프다 百姓드라 이내말 드러스라 長安 大道市예 붙이로다 백성(百姓)들아
가업는 이時節을 無興하나 보아스라 가 없는 이 시절을 무흥하나 보아스라
슬프다 古老人아 일언時節 보안느냐 슬프다 고노인아 이런 시절 보았느냐
이時節 만난百姓 네오내오 다를손냐 이 시절 만난 백성 네오 내오 다를 소냐
無罪한 이百姓이 無遺히 다죽거나 무죄한 이 백성이 무유9無遺0히 다 죽거나
이世上 나온듯은 三代興 만나거나 이 세상 나온 뜻은 삼대흥(4) 만나거나
百歲를 살작시면 道不拾遺 보옵고저 백세를 살작시면 도불습유(5) 보옵고저
太平乾坤 無事時를 긔뉘아니 원할넌고 태평건곤 무사시를 그 뉘 아니 원할런고
天地 삼긴후의 古今歷代 생각하니 천지 삼긴 후의 고금역대 생각하니
治亂興亡 다바라고 豊凶歲만 니르잔들 치란흥망 다 바리고 풍흉세만 이르잔들
古跡의 누니업서 記述할말 업거니와 고적의 눈이 없어 기술할 말 없거니와
兩岐麥穗 못바시니 一莖九穗 언제일고 양기맥수(6) 못 봤으니 일경구수(7) 언제일고
九年水(8) 支離하나 凶荒歲 되랴하면 구년수 지리하나 흉황세 되랴하면
塗山의 뫼혼諸侯 玉帛을 자바시며 도산의 뫼혼 제후 옥백을 잡아시며(9)
七年旱 異甚하나 殺年니 되랴하면 칠년한(10) 이심하나 살년(11)이 되랴하면
桑林禱 六事責의 數千里 大雨할가 상림도 육사책(12)의 수천리 대우할가
녜날의 天災地變 史冊의 실녀시니 옛날의 천재지변 사책의 실렸으니
泛然히 지나보고 等閑히 혜엿더니 범연히 지나보고 등한히 혜였더니
(4) 삼대흥: 하은주 삼대의 일어남. 즉 태평시대를 만나고 싶었다는 뜻
(5) 도불습유(道不拾遺): 길에 떨어진 물건이 있어도 줍지 않는다. 위로 정치가 잘 행해져서 인심이 아주 순후하게 된 상태를 이르는 말.
(6) 양기맥수(兩岐麥穗): 보리에 이삭이 둘씩 생겨나는, 풍년을 지칭.
(7) 一莖九穗): 한 줄기에 아홉 개의 이삭이 달린 벼, 상서로운 징조를 나타냄.
(8) 구년수(九年水): 요임금 시대 9년 동안 홍수가 있었다는 전설이 있음. 이 때 우가 치수하였다고 한다.
(9) 도산(塗山)의~잡이시며: 고대 중국 우왕의 고사로 도산에 제후들이 모였는데 옥백같은 조공물을 가지고 온 나라가 만국에 이렀다고 함. 도산은 지금 안휘성 회원현 동난 회하동안에 있다.
(11) 칠년한(七年旱): 온나라 탕 임금시절 7년이나 가물어 임금이 상림에서 몸소 기도를 하자 큰 비가 내렸다 함.
(12) 살년(殺年): 흉년이 우심하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
(13) 상림도(桑林禱) 육사책(六事責): 온나라 탕 임금이 상림에서 비를 빌 적에 여섯 가지 일을 들어 스스로 책임을 물었다는 고사 즉 징세 노역 사치시기뇌물참소 등.
人相食 이말씀은 오늘날 解惑하나 인상식 이 말씀은 오늘날 해혹하나(13)
아모리 혜어바도 이時節 비할넌가 아무리 혜어봐도 이 시절의 비할넌가
病아닌 病乙알코 杜門不出 안자시니 병 아닌 병을 앓고 두문불출 앉았으니
時序은 때올아나 春陽조차 길게한다 시서는 때를 알아 춘양조차 길게 한다
이리혜고 저리혜니 살라날길 전히업네 이리 혜고 저리 혜니 살아날 길 전혀 없네
실시한 이丈夫여 慷慨는 어디간고 실시한 이 장주여 강개는 어디 간고
塵埋한 三尺劍을 强忍하여 빼여잡고 진매한 삼척검을 강인하여 빼어 잡고(14)
泰山第一峯의 寸寸이 쉬여올라 태산 제일봉의 촌촌이 쉬어 올라
天下을 聘目하며 歎息하고 領略하니 천하를 빙목탄식하고 영략하니(15)
十二諸國 東一隅의 우리 朝鮮偏小하다 12제국(16) 동 일우의 우리 조선 편소하다
地利도 죠커니와 禮義之邦이로다 지리도 좋거니와 예의지방이로다
萬物이 자자커니 大國을 부러하랴 만물이 갖췄거니 대국을 부러하랴
우리나랏 八道中의 하삼남 더욱죠타 우리나라 팔도중의 하삼남(17) 더욱 좋다
□□□ 죠커니와 □□□節 사치한다 □□□ 좋거니와 □□□절 사치한다
五十三州 湖南道의 長興은 海邑이라 오십삼주 호남도의 장흥은 해읍이라
地出도 크거니와 山海珍味 갖졸시고 지출도 크거니와 산해진미 갖출시고
冠山 삼긴후의 樂土라 有名터니 관산(18) 삼긴 후의 낙토라 유명터니
□□이 否塞하고 時運이 罔極하야 □□이 비색하고 시운이 망극하야
連値 大殺年의 가지록 慘酷하다 연치 대살년의 갈수록 참혹하다
萬古에 이런詩節 듯기도 처암이요 만고에 이런 시절 듣기도 처음이요
生來에 이런詩節 보기도 처음이라 생래에 이런 시절 보기도 처음이라
슬프다 四海蒼生 自家의 罪惡인가 슬프다 사해창생 자가의 죄악인가
우흐로 父母同生 아래로 妻子息이 위로 부모동생 아래로 처자식이
一時의 둑게되니 이아니 罔極한가 일시에 죽게 되니 이 아니 망극한가
曾前의 지낸凶年 歷歷히 헤어보니 증전(19)의 지낸 흉년 역력히 헤어보니
(13) 인상식(人相食~해혹(解惑):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었다는 글을 보고 그럴 수 있을까 의심했는데 그 의문이 이제 풀렸다는 뜻.
(14) 진매한 빼어 잡고: 먼지 앉은 삼척의 칼을 잡고 기어이 뽑아들고.
(15) 빙목(聘目), 영략(領略): 빙목은 눈을 돌려 봄, 영략은 대강을 헤아림.
(16) 십이제국: 동방에 있는 12개 나라. 중국 전국시대의 상황에서 유래함.
(17) 하삼남: 한반도에 있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통칭한 말.
(18) 관산: 전남 장흥군 관산읍을 이름.
(19) 증전: 일찍이 지나간 적, 증왕(曾往)
乙亥 丙子 凶年 癸丑 甲午 凶年 을해(20) 병자(21) 흉년 계사(22) 갑오(23) 흉년
慘酷하다 하려니와 이대지 滋甚한가 참혹하다 하려니와 이다지 자심한가
그례도 머긴 따히 곳곳이 나마 잇고 그래도 머긴(24) 땅이 곳곳에 남아 있고
조련한 □凶年은 陳谷도 있거니와 조련한(25)□흉년은 진곡(陳穀)(26)도 있거니와
移粟이 넉넉하니 賑財들 업슬넌가 이속이 넉넉하니 진재(27)인들 없을런가
그 나문 許多 凶年 無數히 經歷하니 그 남은 허다 흉년 무수히 경력하니
千萬古 以來로 이時節 처엄이다 천만고 이래로 이 시절 처음이다.
乙亥水 丙辰旱은 새발의 피랏닷다 을해수 병진한(28)은 새발의 피랏닷다(29_
癸酉年 戊戌農形 免凶을 계유하니 계유년(30) 무술(31) 농형 면흉을 겨우 하니
그로사 豊年이라 別虛費 업슬넌가 그로사(32) 풍년이라 별허비 없을런가
(20) 을해(乙亥): 숙종 21년(1695), 숙종실록4월 1일 이 해에 큰 가뭄이 들었다. 거센 바람이 연이어 불고 서리가 여러 번 내려 보리와 밀이 여물지 않았으며, 파종시기를 놓쳐 큰 흉년이 들었다.169;고 기록도어 있음.
(21) 병자(丙子): 숙종 22년(1696), 숙종실로 7월 1일 이 해 가을에 곡식이 크게 흉년들었다. 무릇 곡식을 해칠 수 있는 재해(災害)는 한 가지도 빠진 것이 없었으며, 바다에 가까운 땅에는 또 해손(蟹損)의 재앙이 있어 작은 게가 전야(田野)에 편만(遍滿) 하여 어린 싹을 끊어버려 이 때문에 자라지도 못하였다. 고금에 아직 듣지 못한 재앙이라 한다는 기사가 보임.
(22) 계사(癸巳): 숙종 39년(1713), 숙종실록10월 4일 국가가 불행하여 팔도에 흉년이 들었는데 양호(兩湖)와 기전(畿甸)이 더욱 심해 아픔이 내 몸에 있는 것 같아 금의(錦衣)와 옥식(玉食)도 편안치 못하였다며 백성들은 이산하지 말 것이요, 수령들은 백성의 진휼에 각별히 힘쓸 것을 하교하고 있음.
(23) 갑오(甲午): 숙종 40년(1714), 숙종실록 7월 21일조에 전국 각지에 천재지변이 일어났으며 특히 제주에는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모두 소와 말을 잡아먹었으며, 심한 가뭄으로 소와 말이 목이 타 죽었다는 기사가 보임.
(24) 머긴: 먹게 된, 즉 농사의 소출이 있었던 땅.
(25) 조련: 만만한 정도로 헐하거나 쉬운.
(26) 진곡(陳穀): 묵은 곡식.
(27) 이속(移粟)진재(賑財): 이속은 다른 지역의 양곡을 이관하는 것을, 진재는 구휼에 쓰기 위한 재물.
(28): 을해수(乙亥水)병진한(丙辰旱): 을해년의 홍수와 병진년의 가뭄. 을해는 숙종 21년(1695), 병진은 숙종 2년(1676).숙종실록 1676년 2월 3일조에 보면 왕은 넓은 하늘 밑은 왕의 땅이 아님이 없고, 신하가 아님이 없다. 팔도가 흉년이 든 것은 예전 에 없던 바인데, 그 가운데 관서(關西)해서(海西)기전(畿甸)은 더욱 심하다&며 백성의 구제책을 당부한 기록이 보임.
(29) 새발의 피랏닷다: 새발의 피라고 하더구나
(30) 정유(丁酉): 숙종 43년(1717)
(31) 무술(戊戌): 숙종 44년(1718)
(32) 그르사: 그제야
朝廷 大議하야 榻前의 定頉하고 조정 대의하야 탑전의 정탈(33)하고
各道의 行關하야 量田으로 作亂하니 각도의 행관하야 양전(34)으로 작난하니
己亥年 庚子年을 亂離로 지내여다 기해년(35) 경자년(36)을 난리로 지내여다
그밧긔 남은 凶年 乙丙丁 지낸후의 그 밖의 남은 흉년 을병정 지낸 후의
疊疊한 公私債는 뫼같이 싸혀닛고 첩첩한 공사채는 뫼같이 쌓여 있고
汨汨한 憂患疾病 물같이 깁퍼도다 골골한 우환질병 물 같이 깊었도다
十生九死 이百姓이 그리져리 사라나서 십생구시 이 백성이 그리저리 살아나서
歎하느니 흉년이요 願하니 逸民이라 탄하느니 흉년이오 원하느니 일민이라
大旱 陽春 못보와셔 辛亥還甲 만나도다 대한양춘 못 보아서 신해환갑 만났도다
砂哨險한時節 이辛亥 便할소냐 옛 신해 험한 시절 이 신해에 편할소냐
人言이 이러하니 疑慮들 업슬넌가 인언이 이러하니 의려인들 없을넌가
祝融이 南來하야 火龍을 채질하니 축룡이 남래하야 화룡(37)을 채질 하니
旱魃이 肆惡하니 乾坤이 紅爐로다 한발이 사악하니 건곤이 홍로로다
山原이 불리나니 田野 다타거다 산원의 불이 나니 전야 다 타거다
赤地 千里하니 惶怯이 절로난다 적지 천리하니 황겁이 절로 난다
時雨를 못어드니 移秧을 어이하리 시우를 못 얻으니 이양 어이 하리
不違農時 이말씀 人力으로 못하리라 불위농시(38) 이 말씀 인력으로 못하리라
六月望 오는비는 鳴呼晩兮 그러나마 유월망(39) 오는 비는 오호만의 그러나마
제판의 패게된모 옴겨두고 試驗하세 제판의 패개된 모(40) 옮겨 두고 시험하세
南村 北村 사람 時刻을 쟁선하다 남촌 북촌 사람 시각을 쟁선(爭先)한다
슬프다 農民드라 이畢役 못하야서 슬프다 농민들아 필역(41) 못 하야서
(33) 탑전의 정탈(定奪)학: 임금의 결재를 얻음.
(34) 행관(行關)양전(量田): 행관은 공문을 하달하는 것, 양전은 조정이 경작살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토지를 측량하는 일. 양전의 과정에서 허다한 폐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여기서 양전으로 전락하니라고 표현 한 것임.
(35) 기해(己亥) 숙종 45년(1719)
(36) 경자(庚子): 숙종 46년(1720)
(37) 축융(祝融)화룡(火龍): 축융은 불을 맡은 신, 화룡은 불을 등에 전용을 가림킴.
(38) 불위농시: 농사의 적기를 어기지 말도록 해야 한다는 뜻. 맹자가 통치자에게 당부한 말이다.(孟子梁惠王)
(39) 유월망: 음력 유월 보름.
(40) 제판의 패게 된 모: 모판에서 미쳐 이앙을 하지 못해 너무 자라 벼이삭이 나올 지경이 된 모. 이렇게 된 모는 좋지 않지만 그래도 이앙을 해보라고 한 것임.
(41) 필역(畢役): 어떤 일을 마치는 것.
獰惡코 凶한風波 被害도 慘酷하다 영악코 흉한 풍파 피해도 참혹하다
곳곳지 남은田地 낫낫치 섯는禾穀 곳곳이 남은 전지 낱낱이 섯는 화곡(42)
이後나 무病하면 生道를 보라더니 이 후나 무병하면 생도를 보라더니
놀납다 滅吳이 四野의 니단말가 놀랍다 멸오충(43)이 사야이단 말가
엊그제 푸른들이 白地純色 되거고나 엊그제 푸른 들이 백지순색 되겠구나
江東의 安石을 다시조차 나라온가 강동의 안석패(44)을 다시 좇아 날아 온가
千載人無魯恭하니 뉘라서 消할고 천재인무노공(45) 하니 뉘라서 소재할꼬
이朝夕 難繼하니 後生涯 보랄소냐 이 조석 난계하니 후생애에 보랄소냐
秋乙 펴여시들 져役 뉘當糖 추적을 펴여신들 저 요역(46) 뉘 당하리
□□이 極嚴하니 □□道 어렵도다 □□이 극엄하니 □□道 어렵도다
自然이 離散하니 村落이 가이업다 자연이 이산하니 촌락이 가이 없다
辛亥冬 남은百姓 壬子春 만나고야 신해동 남은 배성 임자 춘 만났구나
□□다 饑民드라 賑恤 奇別 들어슨다 □□다 기민들아 진휼기별 들었는가
當初에 흔谷石 精備하야 바다더니 당초에 뫼흔 곡석 정비하야 받았더니
賑恤廳 모든쥐가 各倉의 궁글뚫고 진휼청(47) 모든 쥐가 각 창의 구멍 뚫고
晝夜로 나들면서 섬섬이 까먹언네 주야로 나들면서 섬섬이 까먹었네
이번의 타낸乞粮 空穀으로 의포하예 이번의 타낸 걸량 공곡으로 의포하네
맛튼 져斗升아 너조차 무슴일로 적조(48) 맡은 저 두승아 너조차 무슨 일로
孔輸子 밍근信을 鐵木으로 삼겻거늘 공수자 만든 신(49) 철목으로 삼겼거늘
(42) 화곡(禾穀): 벼 종류를 통틀어 일컫는 말.
(43): 멸오충(滅吳): 별멸구, 매미목 등 멸구과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
(44) 안석패(安石牌):
(45) 천재인무노공: 천년에 노공 같은 사람이 없다. 노공은 후한시대 지방관으로 선정을 베푼 사실이 유명하다. 그가 중모(中牟) 지방의 수령으로 있으면서 덕화로 다스렸던 바 다른 고을에는 황충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중모는 황충이 들어오지 않았다
(46) 요역: 정남(丁男)에게 부과된 역의 하나로 1년 중 일정기간 각종 공사 동원됨.
(47) 진휼청: gvd년에 백성들을 구제하는 일을 맡은 관아. 현종 2년(1657) 비변사의 소관이다 숙존 12년(1686) 선혜청으로 이관됨.
(48) 적조: 곡식의 매매와 출납을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환곡을 뜻함.
(49) 공수자의 신: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인물로 수교가 빼어나서 기계제작으로 유명하다. 공수(公輸)는 성이고 이름은 반(盤) 혹은 반(般)이며 신(信)은 부신(符信)을 가리킴.
無端이 換面하고 憑公營私 하나슨다 무단이 환면하고 빙공영사(50) 하나슨다
엊그제 寬洪量이 奸貪코 狹隘하다 엊그제 관홍량(51)이 간탐코 협애하다
變世은 變世로다 사름이 거북되여 변세는 변세로다 사람이 거북 되어
賑倉의 들어안자 모든쥐을 사피더니 진창의 들어앉아 모든 쥐를 살피더니
本性이 鼠狀이라 못참내 어이되어 본성이 서상이라 마침내 어이 되어
倉中 賑穀米을 다주어 무러가라 창중 진곡미를 다 주어 물러가다
녁코닢풀 굴을삼고 暮夜의 藏置하니 녁코(52) 잎을 굴을 삼고 모야의 장치하니
碩鼠歌 일러난들 狡穴餘腐 뉘이시리 석서가(53) 일어난들 교혈여부 뉘 있으리
실갓쓴 小令監은 秦王의 姓을어더 실 갓 쓴 소영감은 진왕의 성을 얻어(54)
但坐嘯 다방부리 指揮中의 녀허 두고 단좌소 다방부리 지휘중의 넣어 두고(55)
朱墨을 擅弄하며 殘民을 椎剝하니 주묵을 천농하며 잔밈을 추박하니(56)
져餓越視하고 私貨財 圖謀하다 저 아표 월시(57) 하고 사화재 도모한다
賑政事 말게하소 無實存名 가이업다 진정사 맑게 하소 무실존명(58) 가이 없다
賑監色의 진진챵을 고뷔고뷔 다치오니 진감색의 진진 창(59)을 고비고비 다 채우니
饑民아 네죽거라 事事로 殺歲로다 기민아 네 죽거라 사사로 살세로다
이時節 이러하니 보랠 것 업서도야 기민아 네 죽거라 사사로 살세로다
四月 南風의 大麥黃 미덧더니 사월 남풍의 대맥황(60)을 믿었더니
黃耗 제病이라 一時예 遍熾하니 황모(61)는 제 병이라 일시에 편치하니
無狀하다 時節이여 麥凶을 또만나니 무상하다 시절이여 맥흉을 또 만나니
水益深 火益熱을 果然이다 聖訓이여 수익심 화익영(62)을 과연이다 성훈이여
(50) 빙공영사(憑公營私): 공적인 일임을 빙자해서 사리를 도모하는 것.
(51) 관홍량: 넓은 도량
(52) 녁코: 여뀌. 물가에 자라는 풀의 일종.
(53) 석서가(石鼠歌): 시경 魏風에 있는 석서를 가리킴. 이는 큰 쥐가 창고의 곡식을 먹어치우는 정경을 그린 노래. 부세가 무거움을 풍자한 내요이라 함. 교혈여부는 간교한 짐승의 굴속에 남은 곡식을 뜻하는 말.
(54) 실 갓 쓴 영감:
(55) 단좌소 다방부리:
(56) 주목을 ~추박하니: 문서를 멋대로 조작, 농간해서 쇠잔한 백성을 수탈하니
(57) 아표월시: 굶어 죽은 시체들을 아랑곳하지 않음. 월시는 먼 나라 일처럼 바라봄.
(58) 무실존명: 실제 없는 이름을 장부상에 올리는 것. 진휼의 업무를 담당한 자들이 허수를 넣어 착복하는 방식임.
(59) 진감색의 지진 창: 진감 색리(色吏)의 길고도 긴 창자. 색은 이두어로 빗인데 관청에서 어떤 일의 담당자를 가리킴.
(60) 대맥황: 보리가 누렇게 익음.
(61) 황모: 보리나 밀이 시들어 못쓰게 되는 병.
(62) 수익심화익영: 물이 더욱 깊은 것 같고, 불이 더욱 뜨거운 것 같다. 백성들이 위기를 심각하게 느끼는 정경을 표현하는 말.梁惠王篇(하)
人命이 鐵石니들 이러코 保全하라 인명이 철석인들 이러고 보전하랴
문노라 官人드라 이때가 어느때뇨 묻노라 관인들아 이 때가 어느 때냐
稅米還上 各項밧자 舊未收은 무삼일고 세미 환상 각항 받자 구미수(63)는 무슨 일고
아무리 式年인들 新戶籍 무삼일고 아무리 식년(64)인들 신호적 무슨 일고
可笑로다 卽今脩單 合沒絶戶 方時로다 가소로다 즉금 수단 합몰 절호 방시로다(65)
塗炭의 빠진百姓 奚暇의 눌을뜨고 도탄의 빠진 백성 해가의 눈을 뜰꼬
실고튼 이목숨이 질금도 질글시고 실같은 이 목숨이 질김도 질길시고
굼고먹고 그리져리 天幸으로 살아난들 굶고 먹고 그리저리 천행으로 살아난들
父母同生 어디가고 夭逝子息 더욱 섧다 부모동생 어디가고 요서자식 더욱 섧다
눈의는 피가나고 가슴은 불이난다 눈에는 피가 나고 가슴은 불이 난다
罔極다 痛哭이여 到處의 慘酷하다 망극다 통곡이여 도처의 참혹하다
이몸이 遑遑하야 心不能定情하니 이 몸이 황황하야 심불능정정(66)하니
이殺歲 사라나셔 이樂歲 볼동말동 이 살세 살아나셔 이 낙세 볼똥말똥
이리하야 못糖라 도로혀 풀쳐혜자 이리하야 못 하리라 도로혀 풀쳐 혜자
人無遠慮하면 必有近憂라니 인무원려하면 필유근우(必有近憂) 라니
旣免殯死하고 又當農節하니 기면 빈사(旣免殯死)하고 우당 농절하니
立我 百姓드라 作農을 고쳐하자 아바(67) 백성들아 작농을 고쳐 하자
五倍債 어든거슨 아직 資生이요오 오배채(68) 얻은 것은 아직 자생이요
十倍利 내여다가 農糧種子 장만하고 십배리 내어다가 농량종자 장만하고
時예 勸農하니 百種이 거의로다 진시에 권농하니 백종이 거의로다
耕種을 마챠느냐 農形을 사펴보니 경종을 마쳤느냐 농형을 살펴보니
□移秧 얼마러니 □□이 可慮로다 □이앙 얼마러니 □□이 가려로다
豊兆가 되라하면 根本이 이러할가 풍조가 되랴하면 근본이 이러할까
(63) 구미수: 예전에 받아들이지 못해 누적 체납된 각종 부세를 일컫는 말.
(64) 식년: 자(子)묘(卯)오(午)유(酉)의 간지(干支)가 드는 해로써 3년마다 한 번씩 돌아 옴. 이 해는 과거와 호적을 정리 함.
(65) 즉금 수단~방시로다: 지금 받고 있는 호적 단자는 온통 없어져서 절호의 상태라는 뜻. 수단(脩單)은 收單의 오기 인 듯.
(66) 심불능정정: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함.
(67) 입아: 이바(여보시오)의 음차 표기.
(68) 오배채: 연리 다섯 곱의 빚. 당시 흉년에 으레 이율이 높았다.
凶年의 놀낸百姓 惶怯을 슬어낸다 흉년의 놀랜 백성 황겁을 쓸어낸다
東역들 올벼논에 上年滅吳 또일거다 동녘 들 올벼 논에 상년 멸오 또 일거다
□□들 中벼논애 □滅吳 삭기쳔 □□들 중 벼논에 □멸오 새끼 쳤다
어와 이滅吳여 원슈엇 며외노다 어와 이 멸오여 원수엣 멸오로다
이해예 다시날제 尋常이 삼겨시라 이 해에 다시 날 제 심상이 생겨시라
早볘가 업서거니 中볘가 나물넌가 조벼(69)가 없었거니 중(70)벼가 남을런가
早中稻 다바리니 이時節 可知로다 조중도 다 바리니 이 시절 가지로다
殺年이 되랴할졔 風波들 업슬런가 살년이 되려 할 제 풍파인들 없을런가
七月 七夕風波 不意예 大作하여 칠월 칠석풍파 불의에 대작하니
上年 流豆風波 오늘날 代을하여 상년 유두풍파 오늘날 대를 하여
海澤을 들너보니 海溢浦落 가이업다 해택을 들러보니 해일포락 가이 없다
大災을 가초올서 惡水들 업슨넌가 대재를 갖추올서 악수들 없을런가
田形이 업서거니 成川이 거의로다 전형이 없었거나 성천이 거의로다
禾谷이 업서거니 伏沙가 거의로다 화곡(禾穀)이 없었거니 복사가 거의로다(71)
이被災 免한農形 긔얼마나 남어는고 이 피재 면한 농형 긔 얼마나 남었는고
四方을 周覽하니 焦原의 余草로다 사방을 주람하니 초원의 여초(72)로다
져나락 사긴滅吳 이나락의 들거고냐 저 나락 사긴 멸오 이 나락의 들었구나
이고지 뷔온滅吳 져고지로 건내넌네 이 고지 비운 멸오 저 고지로 건내넌네
一時에 枯損하니 到處의 同然하다 일시에 고손하니 도처의 동연하다
霜降인가 積雪인가 一樣은로 희여게다 상강인가 적설인가 일양으로 희여게다
滋甚하다 대벌기는 空莖조차 다새겻네 자심하다 대벌기(73)는 공경조차 다 새겼네
져압너룬들은 碧海가 말난는가 저 앞에 너른 들은 벽해가 말랐는가
이뒤예 노푼들은 秋山이 뷔엿는가 이 뒤에 높은 들은 추산이 비었는가
百谷을 혜여보니 萬無一實이로다 백곡(百穀)을 헤어보니 만무일실 이로다
고지마다 嗟歎이오 들마다 곡셩이다 고지마다 차탄이오 들마다 곡성이다
슬프다 져곡셩아 이제는 하릴업다 슬프다 져 곡성아 이제는 하릴없다
秋風이 건듯부러 梧桐의 葉落하니 추풍이 건 듯 불어 오동의 엽락하니
東務을 다시할가 西成을 望斷하니 동무를 다시 할까 서성(74)을 망단하니
(69) 조벼: 보통 뵤보다 일찍 익는 올벼. 조도(早稻)조양(早穰)조종이라고도 함.
(70) 중벼: 올벼도 늦벼도 아닌 중올벼로 중도(中稻)라고도 함.
(71) 성천복사: 홍수로 인해 논밭이 냇물처럼 바뀐 것을 성천, 모래가 덮인 것을 봇사라 함.
(72) 여초: 남은 풀, 즉 심한 가뭄으로 불 탄 듯한 땅에 겨우 살아남은 풀 같다는 뜻.
(73) 대벌기:
(74) 동무서성: 동무는 농사를 시작하는 것, 서성은 추수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이거시 뉘타시라 誰怨 誰咎 할고 이것이 뉘 탓이라 수원 수구 할 꼬
一網 乾坤의 갈데도 업서지게 일망 건곤의 갈 데도 없어지게
이時節 살펴보니 倍倍殺年 다시만나 이 시절 살펴보니 배배살년 다시 만나
官庫도 蕩盡하니 賑政인들 미들넌가 관고도 탕진하니 진정인들 믿을런가
아마도 못살인생 永訣會나 하여보세 아마도 못살 인생 영결회나 하여보세
마고떨어 수을 사고 머리버혀 안쥬사고 마구 떨어 술을 사고 머리 베어 안주 사고
고지고지 聚會하니 永訣會가 樂事런가 고지 고지 취회하니 영결회가 낙사인가
아마도 죽글인생 令監긔 進退마라 아마도 죽을 인생 영감(75)께 진퇴마라
애답다 우리令監 巡使道의 面分업서 애닮다 우리 영감 순사또의 면분없어
監營을 가시잔들 騎馬가 이실넌가 감영을 가시잔들 기마가 있을런가
보션이 업섯거니 冬衣도 難得하다 보선이 없었거니 동의도 난득이다
行裝이 不齊하니 邑民完行 勸치마라 행장이 부제하니 읍민완행(76) 권치 마라
馳報을 자주하샤 公道만 미덧더니 치보(77)를 자주하샤 공도만 믿었더니
公道 公道안야 人情이 公道로다 공도 공도 아녀 인정이 공도로다
使道題音 公明하샤 우리고을 낫다하고 사또 제음(78) 공명하사 우리 고을 낫다하고
負琵琶者 起舞하니 荷枷者도 亦動이라 부비파자 기무하니 하가자도 역동(79)이라
이題音 이러하니 이아니 一可笑가 이 제음 이러하니 이 아니 일가소가
金陵山陽 두사이요 瀛州는 압피로다 금릉 산양(80) 두 사이요 영주(81)는 앞이로다
세고을 鼎足間의 우리고을 삼겨거늘 세 고을 정족간에 우리 고을 생겼거늘
무어시 낫다하고 之次邑의 分等한고 무엇이 낫다 하고 지차읍(82)의 분등하고
(75) 영감: 원래 정3품에서 정2품의 벼슬아치를 일컫는 말이다. 대감의 다음 호칭. 여기서 영감은 장흥부사를 지칭한 하다.
(76) 읍민완행: 고을 백성이 감영 소재지인 전주로 가는 것.
(77) 치보: 급히 보고하는 것.
(78) 제음: 이두어로 뎨김관청에서 백성의 소장이나 청원서에 쓰는 판결문. 제사(題辭)라고도 하는데 소지의 좌측하단 여백에 소지를 올린 사람에게 돌려주어 증빙자료로 삼게 한다.
(79) 부비파자~ 도 역동이라: 이 구절은 고을 사또가 백성들이 올린 소장이나 원정에 대해 쓴 제음으로 판결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파를 짊어진 자가 일어나 춤을 추니 칼을 쓴 자도 움직인다로 풀이되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다.
(80) 금능산양: 금능은 강진의 옛 이름, 산양은 보성의 옛 이름.
(81) 영주: 제주도의 별칭, 당시 제주도는 전라도에 속했다.
(82) 지차읍: 지차는 다음가는 순서. 여기서는 흉년의 재해정도의 등급을 나눔에 우심하지 않은 고을로 결정되었다는 뜻.
아모리 連凶인들 上納을 근치손야 아무리 연흥인들 상납을 끊칠소냐
行關이 連續하야 各項밧자 停止할나 행관(83)이 연속하야 각항받자 정지할라
大同 結役米와 □還上 乞粮本錢 대동 걸역미와 □환상 걸량본전
各色保米 運役과 統戶役 香徒役 각색보미(84) 운역과 통호역 향도역(85)
區別區別 別音하랴 一時의 督捧하니 구별구별 별음(86)하라 일시의 독봉(87)하니
이리하야 못하리라 別差檢督 내여코야 이리하여 못 하리라 별차검독 내여코야
咆哮하는 號令소리 閭閻이 振動한다 호효하는 호령소리 여염이 진동한다
官令을 메셧거니 名分을 도라보랴 관령(88) 메셨거니 명분을 돌아보랴
內庭의 作亂하니 壬辰倭亂 이럿턴가 내정의 작난하니 임진왜란 이렇던가
戶首次知 面任次知 里正次知 一族次知 호수차지(89) 면임차지 이정차지 일족차지
다자바 囚禁하고 星火로 督納하니 다 잡아 수금하고 성화로 독납하니
永嘉적 時節인가 荷擔은 무슴일고 영가적 시절인가 하담(90)은 무슨 일고
어어 亂離로다 이亂離 뉘當하리 어와 난리로다 이 난리 뉘 당하리
千兵萬馬 슬듸업고 萬財千金 네알이라 천병만마 쓸데없고 만재천금 네알이라
五大예 바린 谷物 이亂離을 免할넌가 오대재에 바린 곡물(穀物) 이 난리를 면할런가
賣買업서 바린 田地 져亂離을 當할넌가 매매없어 버린 전지 저 난리를 당할런가
家藏器物 干거슬 그리져리 蕩盡하고 가장기물 약간 것을 그리저리 탕진하고
가는 流乞 오는流乞 져아니 避難인가 가는 유걸 오는 유걸 저 아니 피난인가
他道 各官 長程外의 니고지고 홀넛고야 타도 각관 장정외의 이고 지고 흘렀고야
東西南北 岐路間의 依地업슨 저流乞아 동서남북 의지 없는 저 유걸아
風雪조차 무름슈고 어듸로 向하는가 풍설조차 무릅쓰고 어디로 향하는가
殘風向陽 어덕미츨 져집같치 반기는고 잔풍향양 언덕 밑을 제 집같이 반기는고
쉬는드시 안자다가 자오도시 죽어지니 쉬는 듯이 앉았다가 자오듯이 죽어지네
(83) 행관: 동등 혹은 그 이하의 관아에 보내는 공문.
(84) 각색보미: 각종 군보로부터 거두는 쌀. 이 때 군보(軍保)란 군역의 하나로 정궁(正軍)으로 나가는 대신 정군의 비용을 부담했던 보인(保人)을 말 함.
(85) 통호역 향도역:
(86) 별음: 이두어로 분정 조정에서 할당하는 것.
(87) 독봉: 세납을 독촉하여 거둬들이는 것. 독쇄라고도 함.
(88) 관령: 관청의 명령.
(89) 호수차지: 이두어로 무엇을 점유해 가지거나 무슨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호 단위에서 면임에 이르는 향촌의 여러 일을 보는 사람임.
(90) 영가하담: 영가는 정확한 뜻을 알 수 없으며, 하담은 어깨에 짐을 지는 것을 일컫는다.
물의밧진 져사람은 屈原의 忠節인가 물에 빠진 저 사람은 굴원의 충절인가
뫼혜죽은 져사람은 夷齊의 忠節인가 뫼에 죽은 저 사람은 이제(91)의 충절인가
路傍溝壑 사힌주검 無主孤魂 할일업다 노방구학 쌓인 구검 무주고혼 할 일없다(92)
一切肥膚는 群鴉의 所啄이요 일체 비부는 군아의 소탁이요
四肢骸骨은 諸犬의 相爭이다 사지 해골은 제견의 상쟁이다
所見도 慘測하다 져地境을 뉘免할고 소견도 참측하다 저 지경을 뉘 면할꼬
頑命이 죽잔하고 천의만 바라더니 완명(93)이 죽잖으고 천의만 바라더니
前監司 李匡德이 監賑史로 온다하니 전감사 이광덕(94)이 감진사(95)로 온다하니
어와 百姓드라 이아니 石底佛가 어와 백성들아 이 아니 석저불가
前王不忘 이百姓이 先聞이 欣幸이라 전왕불망(96) 이 백성이 선문이 흔행이라
湖南輕重 去來間의 勿剪甘棠 歌頌이라 호남경중 거래간의 물전감당(97) 가송이라
竹馬來迎 멋고지어 白康壯 蹈舞하니 죽마래영 몇 곳이어 백수강장(98) 도무하네
(91) 이제(夷齊): 은나라를 위해 충절을 지키다 마침내 굶어 죽었다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92) 노방구학무주고혼: 노방구학은 길옆의 구렁창으로 흉년을 만나 떠돌다 굶어 죽은 경우를 일컬음. 무주고혼은 주인 없는 혼 즉 제사 지내줄 사람도 없이 죽은 사람을 가리킨 말.
(93) 완명: 죽지 않고 모질게 살아 있는 목숨.
(94) 이광덕(李匡德): 영조 때의 문신. 본관 전주, 자 성뢰(聖賴), 호 관양(冠 陽), 1722년(景宗 2년) 정시문과(廷試文科)에 급제, 설서(設書)가 되어 왕세자(영조)의 심임을 받았다. 당쟁이 심할 때 중간파여서 노소론파의 미움을 샀다. 지평교리를 거쳐 1728년(영조 4년) 전라도관찰사 부임, 이듬해 대대로 경작을 금지해온 전주 건지산(乾止山)을 내수사(內需司)에서 경작하려는 것을 거부해 추고(推考)를 받았다. 더구나 이인좌 난의모의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노론의 무고로 삭직됐다. 1739년 사은부사로 청나 라를 다녀온 후 대제학이 되고, 1741년 지평인 동생 광의(匡誼)가 천거(薦擧)의 폐를 논하다가 투옥되자 이에 연좌, 정주(定州)해남(海南) 등지로 유배됐다가 이듬해 풀려나 한성부좌윤에 제수됐지만 취임않고 과천에 은거했다. 관양집이 있다.
(95) 감진사: 흉년이 들 때 백성을 구제하는 일을 감독하기 위해 파견한 어사.
(96) 전왕불망: 지나간 일을 잊지 않음. 원문에는 전왕(前王)으로 되어 있는데 전왕(前往)의 오기로 보임.
(97) 물전감당(勿전筌甘棠): 지방관의 은덕을 잊지 못해 불렀다는 노래(詩經 감당편에 나온 구절)로 이광덕의 은덕을 칭송하는 의미.
(98) 백수강장(白수强壯): 머리 흰 노인이나 건장한 젊은이.
德澤을 廣布하니 各邑이 均蒙이라 덕택을 광포하니 각읍이 균몽이라
우리고을 曖昧之次 不攻自破 업셔지게 우리 고을 애매지차(99) 북공자파 없어지게
百役을 停減하고 賑政만 심을쓰니 백역을 정감(100)하고 진정만 힘을 쓰니
監賑使의 施仁善政 이밧긔 또업거늘 감진사의 시인선정 이 밖에 또 없거늘
散在各處 列邑首令 須施行 몃몃치고 산재각처 열읍 수령 수체시행(101) 몇몇인고
우리고을 센개꼬리 아모린들 黃毛되랴 우리 고을 센 개꼬리 아무련들 황모되랴(102)
寃痛코 切迫할사 有百姓 무슨罪로 원통코 절박할사 유비백성(103) 무슨 죄로
죽기는 이百姓이요 기긔나니 阿大夫라 죽기는 이 백성이요 기긔나니 아대부(104)라
애달프다 監賑使를 고을마다 보내던들 애달프다 감진사를 고을마다 보냈던들
可憐한 人命을 그대지 죽기넌가 가련한 저 인명을 그다지 죽이는가
事目을 塞責하야 設賑으로 作名할제 사목(105)을 색책하여 설진으로 작명할제
壬午年 해저을고 癸丑正月 다금온다 임오년 해 저물고 계축정월 다가온다
우리令監 神明하샤 饑民戶을 預知하야 우리 영감 신명하사 기민호를 예지하여
人口數을 磨鍊하야 三等의 分定하고 인구수를 마련하여 삼등의 분정하고
定式數로 成冊하라 嚴俊히 傳令하니 정식수로 성책(106)하라 엄준히 전령하니
요마한 尊位約正 違越官令 뉘 이시리 요마(107)한 존위약정(108) 위월관령 뉘 있으리
(99) 애매지차(曖昧之次): 흉황의 등급을 억울하게 지차읍으로 정한 일. 불공자파는 그 잘못된 결정이 힘쓰지 않고도 저절로 해결됐다는 뜻.
(100) 정감: 흉년에 조세나 부역 등을 재해의 정도에 따라 면해 주거나 줄여 주는 것.
(101) 수체시행: (감진사) 모름지기 본받아서 시행한다.
(102) 센 개꼬리 아무린들 황모되랴: 원형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뜻의 속담. 은 흰 것이고, 황모는 족제비의 꼬리 털, 세필(細筆)의 붓을 만드는 재료로 씀.
(103) 유비백성: 마비 상태에 이른 백성이란 뜻.
(104) 아대부: 阿는 지명으로 중국 산동성의 동아현(東阿縣). 대부는 벼슬아치의 칭호이므로 아대부란 아지방의 관인을 이르는 말이다. 전국시대에 제나라 위왕(威王)이 즉묵(卽墨)대부를 불러 그대가 즉묵을 맡아 있음에 비방하는 말이 날마다 들려서 살펴 보도록 했더니 농지는 넓어지고 백성이 풍족하고 관에 밀린 일이 없더라. 이는 그대가 나의 측근들에게 손을 쓰지 않은 때문이다하고 만가(萬家)를 봉해 주었다. 그리고 아대부를 불러 말하기를 그대가 아를 맡아 다스림에 칭찬이 날마다 들렸다.사람을 시켜 살펴보니 농지는 넓혀지지 않고 인민은 빈곤하였다. 이는 나의 측근들에게 뇌물을 바쳐 영예를 구한 덧이다하고 아대부 및 칭찬한 측근까지 처단했다 한다. 여기서 아대부는 장흥부사를 풍자한 표현인데 원문의 기긔나니는 거짓을 행하고 속인다는 뜻으로 생각됨.
(105) 사목: 어떤 일에 대해 정해 놓은 관의 규정.
(106) 성책: 문서를 책자로 만든 것.
(107) 요마: 작음, 어림, 쓸모 없음, 변변치 못함.
(108) 존위약정: 향촌의 유지들. 존위는 면이나 마을의 어른. 약정은 향약조직의 임원.
七八九 인는戶을 二三口로 抄出하고 칠팔구 있는 호를 이삼구로 초출하고
優劣업슨 져饑民을 定數外예 물리치니 우열없는 저 기민을 정수외에 물리치니(109)
成冊의 못든饑民 눈물지고 시셜한들 성책의 못 든 기민 눈물지고 사설한들
官令메신 져面任이 加減을 어이하리 관령 메신 저 면임이 가감을 어이 하리
長擇셔 타온 乞粮 終始히 일어하면 장택(110)서 타온 걸량 종시히 이러하면
드나마나 셜워마라 타나마나 彼此업다 드나마나 서러마라 타나마나 파차없다
슬프다 사름들아 하로도 못살이라 슬프다 사람들아 하루도 못 살리라
賑恤廳이 不恤하니 解懸廳이 倒懸이라 진휼청이 불휼하니 해현청이 도현이라(111)
大同廳을 謹避하야 書役廳을 살펴보니 대동청(112)을 근피하여 서역청을 살펴보니
□고한 져환債가 어디어디 어진고 □한 저 환채(還債)가 어디어디 씌여진고
一城中 漏落하니 任掌者의 生涯로다 일성중 누락하니 임장자(113)의 생애로다
어와 沓沓하다 쇠경都監 눈을 뜨소 어와 답답하다 쇠경 도감 눈을 뜨소
腹中千斤 二十五는 都書員 네알리라 복중천근 이십오는 도서원(114) 네 알리라
雙南秋色 百余數는 各面書員 뉘모르리 쌍남추색(115) 백여수는 각면서원 뉘 모르리
墨客黑心 倂發하니 掩耳偸鈴 査로라 묵객흑심(116) 병발하니 엄이투령(117) 사재로라
(109) 우열없는 저 기민: 낫고 못하고 가릴 것도 없는 굶주린 백성. 기민으로 파악, 문서에 올려야 구휼의 대상자가 되는데 정수에서 제외시킨다는 뜻.
(110) 장택: 장흥지역 옛 지명. 백제 때 계천현(季川縣)이었는데 신라 때 계수현으로 고쳐 보성군의 영현에 편입됐다. 고려 때(태조 23년 940년) 장택현으로 바뀌었고 현종 때 장흥도호부에 귀속됐다. 정자천이 흐르는 산간의 분지로 계천이나 계수장택 등 지명은 하천유역이란 의미를 가진다. 조선시대는 사창(社倉)이 있었고, 보성과 무안을 잇는 도로가 발달했다.
(111) 해현청이 도현이라: 문맥으로 보아 백성의 거꾸로 매달린 위기를 해결해 주어야할 관청이 도리어 거꾸로 매달고 있다는 야유적인 표현으로 생각된다.
(112) 대동청: 선혜청 산하의 지방관아. 각 도의 대동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경기강원영남호남호서해서 등에 있음.
(113) 임장: 호적을 개정할 때 임시로 차임하던 하급 직장으로 경중(京中)에는 별문서(別文書)병유사, 외방에는 면임이임감고가 있음.
(114) 도서원: 서원은 각 고을에서 조세의 징수업무를 맡은 인원. 아전의 구실이어서 서리라고도 부른다. 도서원은 그중의 우두머리
(115) 쌍남추색: 쌍남은 7월 7석을 가리키는 말.
(116) 묵객흑심: 탐학하고 부정을 저지르는 자들의 검은 마음. 여기서는 묵객은 묵리와 같은 뜻임.
(117) 엄이투령: 남을 속이려 하지만 속이지 못하고 저를 속이는 꼴이 되는 것을 비유한 말. 엄이도종(掩耳盜鐘)= 종을 훔쳐 가는데 너무 무거워 등에 질 수 없자 깨뜨리다가 소리가 크게 나므로 남이 알까 두려워 얼른 제 귀를 가렸다고 한다.(여씨춘추) 여기서는 재해를 조사(사재)하는 것이 워낙 부정해 감출래야 감출 수 없이 드러난다는 의미.
爲民救蔽 大小事은 上司廉問 네알리라 위민구폐 대소사는 상사렴문 네 알리라
廉恥 都喪하니 이時節 하리업다 염치 도상하니 이 시절 하릴없다
貪泉이 漲溢하고 慾郞이 滔天하니 탐천이 창일하고 욕랑이 도천하니
淸白吏 원업거든 盜賊을 責忘하랴 청백리 원 없거든 도적을 책망하랴
襁褓中 赤子心도 飢寒을 알고올제 강보중 적자심도 기한을 알고 올 제
好生惡死은 人之常情이라 호생오사는 인지상정이라
飢寒이 切身할제 相聚爲盜 例事로다 기한이 절신할 제 상취위도 예사로다
無厭한 이慾心이 富貴貧賤 뉘업스리 무렴한 이 욕심이 부귀빈천 뉘 없으리
참大荒年 보랴거든 各官臟物 살펴보소 참 대황년 보려거든 각관장물 살펴보소
이곳져곳 富民드라 이時節 만난後의 이곳 저곳 부민들아 이 시절 만난 후의
親戚救濟 隣里救濟 바라보도 못할야도 친척구제 인리구제 바라보도 못하여도
朝露같탄 네人命이 養口體나 잘하여라 조로 같은 네 인명이 양구체나 잘 하여라
末世를 생각잔코 田民에 渴望하야 말세를 생각잖고 전민에 갈망하야
違法徵債 橫斂하니 後孫計 長遠하다 위법징채 횡렴하니 후손계 장원하다
世上乙 슬펴보니 是非도 부질업다 세상을 살펴보니 시비도 부질없다
聾惡盲 부울세라 □然無知 願이로다 농오고맹 부울세라 엄연무지 원이로다(118)
時節이 險難하야 사람을 다죽일제 시절이 험난하야 사람을 다 죽일 제
慘酷한 染疫조차 天地의 그물도여 참혹한 염역조차 천지의 그물 되여
飢寒의 나문百姓 걸리나니 다죽는고 기한의 남은 백성 걸리는 이 다 죽는고
이리죽고 져리죽고 億兆群民 다죽거다 이리 죽고 저리 죽고 억조군민 다 죽거다
百姓이 업슨後의 國家를 어이하리 백성이 없는 후의 국가를 어이 하리
나라히 나라안여 百姓이 나라히요 나라이 나라아녀 백성이 나라이요
百姓이 百姓안여 衣食이 百姓이다 백성이 백성아녀 의식이 백성이다
衣食百姓 다업스니 이時節 어이될고 의식백성 다 없으니 이 시절 어이 될꼬
有口無言하고 束手無策이라 유구무언하고 속수무책이라
勞心焦思하니 落膽喪氣 뿐에로다 노심초사하니 낙담상기 뿐이로다
人을 不卞할제 相食이 康津뿐가 인곡을 불변할 제 상식이 강진 뿐가
骨肉相殘 저凶한일 無數히 잇거만은 골육상잔 저 흉한 일 무수히 있건마는
如此如此 患失官長 隱諱令 장할시고 여차여차 환실관장 은휘령(119) 장할시고
擁城門을 深鎖하이 告變呼訴 뉘이시리 옹성문을 심쇄하니 고변호소 뉘 있으리
(118) 농오고맹~원이로다: 귀먹어리, 소경이 부러울레라 홀연 무지의 사태로 되는 것이 소원이로다.
(119) 환실관장은휘령: 실책을 지탄받을까 걱정하는 관장이 숨기도록 지시했다는 뜻.
遑遑한 이時節의 한말 다하자면 황황한 이 시절 효효한 말 다 하자면
朽腹은 方痛이요 空腸은 慾斷이라 후복은 방통이요 공장은 욕단이라
恒産이 업서거니 恒心이 이실넌가 항산이 없었거니 항심이 있을런가
父母은 楚越이요 兄弟은 氷炭이다 부모는 초월이요 형제는 빙탄이다
夫婦은 恩情업고 奴主는 分義업다 부부는 은정 없고 노주는 분의 없다
家屬을 못살를제 親戚을 救濟하랴 가속을 못 살릴 제 친척을 구제하랴
四肢을 못쓰거든 赤子을 어불소냐 사지를 못 쓰거든 적자를 업을 소냐
사랑불회 숙불회을 鹽醬업시 爛烹하고 싸랑부리(120) 쑥 부리 염장없이 난팽이요
松葉粥 무릇粥과 모시뿌회 느릅떡을 송엽죽(121)무릇죽(122)과 모시뿌리 느릅떡을
가지가지 장만하여 別味사마 朝夕사니 가지가지 장만하여 별미삼아 조석사니
菜色은 滿面하고 腹中의 雷鳴한다 채색은 만면하고 복중의 뇌명한다
耳無聞 目不見이 三日不食뿐 안이요 이무문 목불견이 삼일불식 뿐 안이요
皮肉乾 骨立은 이馬의 十倍로다 피육건 수골입 이마의 십배로다
魚是 粥於是은 삼람은 편하닷쇠 전어시 죽어시(123)는 옛 사람은 편하닷쇠
糟糠을 못 얻거든 粥을 바랠소냐 조강을 못 얻거든 전죽을 바랄소냐
三旬 九遇食은 삼람은 歇닷쇠 삼순 구우식은 옛 사람은 헐 닷쇠
釜鼎의 듯글나니 무엇잇서 九食할가 부정의 듯글나니(124) 무엇 있어 구식할까
生死有命 어인말고 饑死도 命이런가 생사유명 어인 말고 기사도 명이런가
士之常 어인말가 니려코 士之常가 사지상(125) 어인 말고 이러고 사지상가
어와 이 景像을 뉘게다 알월넌고 어와 이 경상을 뉘게다 아뢸런고
일런일 져런일을 어이하야 니져볼고 이런 일 저런 일을 어이하야 잊어볼꼬
簞瓢을 손에들고 避寓나 하쟈하니 단표를 손에 들고 피우나 하자 하니
(120) 싸랑부리: 씀바귀의 전라도 방언. 구황식품의 일종.
(121) 송엽죽: 생생한 솔잎을 찧어 짜거나 걸러 낸 즙에 식은 밥을 넣고 저어 두었다 먹는 죽.
(122) 무릇죽: 무릇을 재료로하여 쑨 죽. 무릇은 백합과의 여러 해살이 풀로써 파나 마늘과 비슷한데 어린잎과 줄기를 먹음.
(123) 피육건~십배로다: 살이 여위고 뼈가 앙상이 드러나는 모습이 비쩍 마른 말보다 열배나 더하다.
(124) 전어시 죽어시: 전과 죽은 모두 죽의 종류인데 전은 걸쭉한 것, 죽은 멀건 것, 정명에 새겨진 말로 여기에 죽을 쑤어 살아간다는 뜻.(春秋좌전, 昭公 7년)
(125) 듯글나니: 이끼가 끼다.
(126) 사지상: 옛말에 가난한 선비의 일상적인 것이란 말이 있다.
朱陣村은 漠漠하고 武陵桃園 杳杳하다 주진촌(127)은 막막하고 무능도원 묘묘하다
頭流山 萬壽洞의 이時節 니즈리라 두류산(128) 만수동의 이 시절 잊으리라
도로혀 생각하이 生돗의 生道로다 도리어 생각하니 생돌의 생도로다
陳蔡歎 瓢屢空이 千載의 昭昭한가 진채탄 표루공(129)이 천재의 소소하고
韓將軍 計策업셔 漂母의게 寄食한가 한 장군(130) 계책없어 표모에게 기식한가
董卓의 불은배는 혼자豊年 만나던가 동탁의 불은 배는 혼자 풍년 만나던가
時乎 天作蘖을 避하고 歎할소냐 시호 천작얼(131)을 피하고 탄할소냐
生死一度 人皆有라 내어이 留念하리 생사일도 인개유라 내 어이 유념하리
어와 남은 百姓 千辛萬苦 사라나셔 어와 남은 백성 천신만고 살아나서
天時泰運 다시 만나 解民하온 후의 천시태운 다시 만나 해민온 하온 후의
倫理綱常 발가지고 無限太平 될줄알면 윤리강상 밝아지고 무한태평 될 줄 알면
張子房 穀工夫 仙庵의가 法文일고 장자방 벽곡공부 선암의 가 법문 읽고
僥倖남은 져벗님아 올해만 做工하소 요행 남은 저 벗님아 올해만 주공(132)하소
陳希夷 千日는 眠來菜 尙存이다 진희이(133) 천일모는 면래채 상존이다
내역시 키여먹고 누엇노라 올날븟터 내 역시 캐어 먹고 누었노라 올날부터
슬프다 이런말씀 다하쟈면 가이업다 슬프다 이런 말씀 다 하자면 가이없다
周民의 黃金歌와 傷田歌 一篇詩을 주민의 황금가와 상전가(134) 일편시를
流民圖 한 가지로 이 긋에 긔려 내어 유민도(135) 한 가지로 이 끝에 그려내어
니르자면 목이메고 보쟈하면 눈물나다 이르자면 목이 메고 보자 하면 눈물 난다
十襲 同封하야 百拜稽首하야 십습 동봉하여 백배 계수하여
님계신 九宮宮闕의 들여볼가 하노라 님 계신 구궁궁궐 들여 볼까 하노라
(127) 주진촌: 옛날 마을 이름으로 주씨와 진씨가 서로 결혼하며 평화롭게 살았다 한다.
(128): 두류산: 지리산의 별칭.
(129) 진채탄 표루공: 공자는 진채 땅에서 곤경에 처한 일이 있으며, 제자인 안회는 가난하여 단표가 자주 비었다 함.
(130) 한 장군: 한신을 가리킴. 그는 불우했던 때 빨래하는 여자에게 밥을 얻어먹은 일이 있엇다.
(131) 천작얼: 하늘이 지은 허물, 옛말에 하늘이 지은 허물은 어길 수 있지만 스스로 지은 허물은 피할 수없다 맹자, 離樓 上)
(132) 주공: 무슨 일이나 공부를 힘써 하는 것.
(133) 진희이: 중국 도교 계통의 인물인 진단(陳북송 태종이 그를 회이선생으로 일컬음. 원문의 천일모는 면래채 상존이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미상인데 벽곡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134) 황금가 상전가: 미상
(135) 유민도: 흉년에 유민들의 참혹한 정경을 그린 그림. 송나라 때 정협(鄭俠)은 유민이 거리를 메운 것을 보고 그 실상을 그대로 그려 황제에게 바치고, 상소를 한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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