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한 그루가 효자의 사연을 안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옥당리 166-1 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소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그 소나무는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 제356호로 지정되어 주민은 물론 길손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고 있다.
유래는 이렇다. 이 마을에는 위윤조(魏胤祚), 정창계(丁昌桂), 백충기(白忠基)라는 세 소년이 살았다. 세 사람은 친구지간으로 의협심이 강하고 항상 마을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범소년들이었다.
이들 소년들에게는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즉 어른들이 들녘에서 땀 흘려 일하고도 식힐만한 곳이 없는 것이 아쉬움이다. 이들은 그 문제를 자신들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삼았다. 그래서 쉼터를 만들어 드리고자 결심했다.
쉼터는 나무로 만들기로 했다. 나무의 종류는 자유의지에 맡겼다. 한 소년은 먹구슬 나무를 심고(정씨), 한 소년은 감나무를 심고(백씨), 또 한 소년은 곰솔이라는 해송을 심었다(위씨). 그 때 그들 소년의 나이는 12세 때였다.
소년들은 심은 나무를 정성껏 돌봤다. 물을 주고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묶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멀구슬 나무는 강인하지 못하여 자라다 비바람에 시달려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나무 윗등이 완전히 무너져 나무노릇을 못하고 있다.
감나무도 처음에는 잘 자랐다. 해송보다 생장 이 빠르고 상태도 양호했으나 세월이 흐르자 해송의 그늘에서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나무노릇은 하고 있으나 그늘은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해송은 다르다. 넓은 면적에 가지를 퍼트려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일터로 나 다니는 마을의 휴식처가 된지 오래다. 요즘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수려한 풍치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