魏字의 說文과 字典
원산 위정철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이 있다. 자식들이 많으면 조용한 날이 없다는 뜻이다. 오늘은 이 자식이 속을 썩히고, 내일은 저 자식이 말썽을 부려 부모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가지(후손)도 많지 않은데 바람 잘 날이 없는 성씨도 있다. 바로 우리 위씨다. 위씨는 2015년 총인구 5천 1백만명 중 78위인 3만 1천여명으로 고작 0.063%에 불과하다. 매우 역설적이다.
바람의 단골 메뉴는 성씨의 한자 표기다. 성씨의 한자 표기를 놓고 심한 경우 옥편과 컴퓨터에 없는 성위자를 고집하면 딴 살림을 차리겠다고 나왔다. 대종회는 표기의 통일을 위해 전·현직 법조계 인사 등으로 「특별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설문조사 등 연구와 협의를 거쳤다. 그래서 2015년 틀별위 의결을 거쳐 발표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2년 도문회에서 기존의 결정을 번복하고 나섰다.
반복된 다툼를 해소하려면 ‘설문해자’의 이해가 절실하다. 설문(說文)이란 글[文]을 설명[說]함이다. 해자(解字)란 글[字]을 풀어낸[解] 것이다. 그럼 ‘글’이라고 정의한 문(文)과 자(字)는 같은 것인가? 설해(說解)는 해설하고 풀어 내는 것으로 즉 주석(註釋)이다. 문자(文字)는 한자를 이루는 ‘문’과 ‘자’의 합체이다. 한국어의 구성요소인 한자와 한자어의 해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키워드들이다.
훈음이란, 각 한자의 뜻과 소리를 밝혀주는 이름을 말한다. 이때 뜻을 훈(訓), 소리를 음(音)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家’의 경우 훈음은 '집 가'이며, 이때 家의 훈은 '집', 음은 '가'이다. 훈음은 한자의 3요소인 모양, 뜻, 소리 중에 뜻과 소리를 나타내어 모양과 대응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즉 어떤 모양을 갖춘 한자의 뜻과 소리를 알게 해 주는 동시에 그 한자를 특정하는 이름으로서의 구실을 하게 한다.
한자와 관련된 유명한 격언이 있다. 즉 “수박은 겉으로는 알 수 없고, 한자어는 음(音)으로는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겉으로 수박을 알 수 없듯 한자는 음으로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한자에 ‘나라 이름 위(魏)자’ 외에 일부 종원들이 성위가 있다고 고집한다. ‘字典’은 한자를 모아 부수와 획수에 따라 배열하고, 글자의 뜻과 음을 다룬 책이다.1) 성씨인 魏字도 그 속뜻을 풀이해 놓았다니 해답을 찾아보자. (필자주)
1. 한문 ‘字’의 뜻
‘字’자는 ‘(아이를) 낳다’(bear)라는 뜻을 적기 위해서 ‘집 면’(宀)과 ‘아이 자’(子)가 조합된 것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경우의 子(자)는 의미와 발음을 겸하는 요소이다. 후에 ‘번식하다’(multiply)는 뜻이 추가로 확대되었다. 한(漢)나라 이후에 한자의 수가 크게 증가(번식)되었기에 ‘글자’(character)의 뜻으로도 쓰였던 것이다.
‘典’자는 많은 양의 책[冊]을 두 손으로 받드는 공[廾)의 모습을 본뜬 것이다. 단행본(a separate volume)은 ‘冊’의 인쇄술이 발달되기 이전에는 한 두루마리의 竹簡 또는 木簡을 말한다. 여러 권으로 이뤄진 것은 책(books)으로 ‘典’이라고 불렀다.2)
2. 魏字의 뜻
△ 크고 높다 △ 나라 이름 △ 대궐, 궁궐3)
1) 魏 : 나라 이름 위(인명용·성씨), 빼어날 위, 빼어날 외(巍)
위(魏)는 위(巍)와 같다. 위(巍)는 산이 아주 높다. 높고 큰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다. 위(巍)의 주문(籒文)은 산의 정상에 초목이 있는 모양으로, 글자의 본의는 산 꼭대기 삼림의 어슴푸레한 모양으로 큰 나무의 검은 그림자처럼 우뚝 솟아 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뒤에 委와 鬼를 더해 큰 나무의 검은 그림자를 강조했다.
설문해자의 위(巍)는 높다는 뜻이다. 즉 ‘山’ 밑에 귀신 ‘鬼’자를 붙여 위(嵬)로 구성되고, 위(委)는 소리(音)라 했다. 설문해자주는 후대에 위(巍) 높을 외자 중 山을 생략해 위(魏)로 쓴다고 했다(說文解字 巍 高也 嵬委聲, 說文解字注 後人省山作魏).
2) 魏字 音의 비밀
위자는 음에 비밀이 있다고 한다. 즉 위(上)의 개념이며, 이는 하늘의 해를 뜻한다. 여(女)와 화(禾)가 합쳐진 회의자다. 벼(禾)에 입(口)이 붙어 화(和)를 뜻한다. 풍요를 상징하는 동시에 그것이 집권층에 알맞은 글자이기 때문이다. 백성에게는 平和를 가져다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魏는 농경에 귀신(鬼神) 같은 사람들이다. 즉 지혜로움이 벼농사의 귀신같다라는 놀라움을 함축하고 있다. 결국 나라 이름 위는 어느 글자보다 국명으로 알맞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鬼(귀신귀) : 분장이나 색칠을 했거나 가면을 쓴 얼굴 모양이다.
△ 귀신 △ 도깨비 △ 지혜롭다 △ 멀다 △ 별 이름 ☞귀신(鬼神)
후한 허신(許愼)은 설문해자에서 귀신귀(鬼)는 사람이 돌아가는 것이며, 인(儿)과 불(甶), 사(厶)로 구성됐다고 했다. 사자(厶)가 들어간 것은 귀신의 음기가 해롭기 때문이다(鬼 所歸爲鬼. 从儿 甶象鬼頭. 鬼陰气賊害 从厶. 凡鬼之屬皆从鬼). 즉 사람(儿)이 죽어 귀신(甶)이 되는데, 양기는 공(公)하고 음기인 귀신은 사(私)한다는 뜻이다.
갑골문(甲骨文)에는 이상한 머리 모양을 한 사람이 앉아 있는 모양이다. 분장이나 색칠을 했거나 가면을 쓴 얼굴 형태로 추정된다. 통의에서는 결혼을 할 때 상대부족과 구별하려 분장을 한 것이라 했다(通義, 鬼 是圖騰打扮 族外婚時 打扮自己的圖騰 以示二上族別, 扮 꾸밀 분). 갑골문에는 설문해자의 설명과 달리 사(厶)가 없다.
3. 魏字의 字源
(1) 魏는 丶(점 주, 불똥 주) 아래에 田(밭 전)을 더한 형태로 ‘귀신머리 불’ 즉 해골에서 빛이 발하는 인광(燐光)을 뜻한다. 그 아래는 사람(儿: 사람 인)과 사사롭다는 厶(사사 사)를 덧붙인 형태이므로 죽은 사람의 사사로운 영혼(넋)인 귀신을 나타낸다.
(2) 사람(儿)이 죽게 되면 육체는 땅(田) 속에 파묻혀 한 웅큼(厶)의 흙으로 돌아가고 앙상한 뼈에서 발하는 인광(丶)만 남게 된다는 뜻이다. 귀신(鬼神)은 음귀양신(陰鬼陽神) 즉 하늘로 돌아가는 양신(陽神)과 땅으로 돌아가는 음귀(陰鬼)로 분리된다는 것이다. 厶는 주머니 모양으로서 田과 마찬가지로 모태(母胎)인 땅을 가리킨다.
(3) 用例
魁(으뜸 괴) 魂(넋 혼) 魅(도깨비 매, 홀릴 매) 魄(넋 백) 魏(나라이름 위) 魔(마귀 마)
(4) 魂魄
사람의 넋은 혼백(魂魄)이 합친 것인데, 이를 양혼음백(陽魂陰魄) 삼혼칠백(三魂七魄)이라 한다. 죽으면 음적인 백(魄)은 앙상한 뼈가루(白은 백골)만 땅의 귀(鬼)가 되고, 양적인 혼(魂)은 구름(云:雲)처럼 하늘의 신(神)이 된다고 한다. 鬼는 본래 태어난 땅으로 되돌아가다는 歸(돌아갈 귀)와 상통하며, 卑(낮을 비)字와도 관련된다.
4. 鬼字 禁忌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귀신을 싫어한다. 6·25 이전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귀신이나 도깨비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성위를 선호하는 종친들은 ‘鬼’ 귀신 귀자를 금기한다. 그래서 족보나 명함 그리고 비석에 ‘丶’와 ‘厶’를 ‘匚’자를 거꾸로 돌려 표기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귀신을 뜻하는 ‘鬼’자는 갑골문자부터 있었다. 그러니 ‘丶’ 자를 빼고, ‘厶’자를 ‘匚’자로 돌려 쓴다고 해서 글자의 의미가 없어지거나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흙으로 돌아간다는 ‘歸’의 원형인 ‘鬼’자를 성씨로 쓰는 것을 긍지로 여겨야 할 이유다. 더구나 성씨의 한자 표기를 가지고 다투는 것은 백해무익한 일이다.
5. 서예의 특성
한자는 그림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원시적인 그림문자가 점점 모양과 상태가 바뀌면서 실용화, 예술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서예는 문자를 아름답게 꾸미는 예술로 인식되면서 발전해 왔다. 한자는 우주자연의 이치에서 출발하였고,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글자마다 의상(意象)이나 미적인 아름다운 요소를 생성할 때부터 함축하고 있었다.
또한 구조가 복잡하고 자수가 많고 자형의 변화가 심하고, 같은 글자라도 다른 서체로 쓰면 또 다른 형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문자에서 볼수 없는 심미적인 가치를 지닌다. 특히 서예는 문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표현에는 서법이라는 일정하고 엄격한 규율이 있다. 붓의 움직임이 빠르고 느림에 따라 표현의 효과도 달라진다.
먹은 단순한 검정색으로 볼 수 있지만 붓놀림에 따라 여러가지 색채로 변화하며 신비한 효과를 가져온다. 다른 특성은 일회성에 있다.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부족하더라도 덧칠을 하지 않는다. 일회성은 다시 덧칠하지 않은 획 그 자체이며, 그렇기에 골똘히 생각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단숨에 쓰는 순간성과 즉흥성을 지닌다.
2023. 5. 10
1)출전 : 어학사전
2)출전 : 經國大典
3)“대궐문에 해치(獬豸)를 세워 한계를 정하니, 즉 상위(象魏), 성문(城門). 상(象)은 법상(法象), 위(魏)는 '높다'는 뜻으로, 성문에 높게 달았던 데서 나온 말이다. 조정 신하들은 그 안에서는 말을 탈 수가 없는데, 이것은 임금의 수레를 끄는 말 즉 노마(路馬)에 공경을 표하는 뜻이다.”(고종실록) 대궐을 상위(象魏)라고 부른데서 인용한 것이다. 원고시기(遠古時期)에 법령을 반포하던 곳이다. 고대 궁정 등 대형건축물의 입구에 세운 쌍주(雙柱, 한쌍의 기둥)의 명칭이다. 위치에 따라 동궐(東闕)은 창룡궐(蒼龍闕)이라 부르고, 북궐(北闕)은 현무궐(玄武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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