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하산대제] 원감국사 유적과 종친 세거지 탐방
순천 송광사와 여수 율촌
2015 하산대제 전날엔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선조의 유적지 참배와 종친들의 세거지 탐방이 계획되어 순천과 여수를 방문한 것이다. 우선 원감국사 휘 원개의 유적을 참배하기 위해 순천 송광사를 찾았다. 송광사에서 이번 행사를 협조해 주기로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이 방장스님의 생신으로 방문객이 많다보니, 우여곡절 끝에 전세버스를 일주문 앞에 주차할 수 있었다.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지만 일주문 앞에서 성보박물관 학예실장님이 직원을 대동한채 반겨주었다. 박물관장인 고경스님을 대신하여 안내를 맡은 것이다. 우선 송광사 국사전에 들러 원감국사 진영을 참배했다. 아쉬운 점은 참가한 전체 종친들이 친견하지 못하고 몇분만 가능했다는 점이다. 스님들의 수도기간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5명이서 국사전에 들러 촬영을 마치고 나오자 부처님 오신날이 가까워진 대웅전 앞마당에는 연등을 매달 준비가 한창이다.
국사전 참배에 이어서 종무소 옆길을 따라 감로암으로 향했다. 송광사의 말사인 감로암은 북쪽 방향의 산길로 걸어서 10분 거리다. 원감국사께서 창건한 기도도량인 감로암에는 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무량수전에는 진영이 모셔져 있으며, 사찰 앞에는 원광국사비가 있다. 그리고 국사비의 정동쪽 조계산 자락에는 보명탑이 자리잡고 있다.
감로암에 못미쳐 오른쪽 계곡에 만들어진 유적 발굴 도로를 따라 보명탑을 찾아 나섰다. 일정상 여기도 전체 종친이 동참하지 못하고 승용차 1대에 탑승 가능한 5명만 참가했다. 500m 정도 산길을 오르다 편백나무숲 직전에 우측으로난 소로길로 들어서 좌측 능선을 향해 다시 700m 정도를 더 오르면 묘적암터에 도착한다. 이곳이 국사께서 입적하시기 바로 전까지 수행했던 사찰이다.
묘적암터에서 왼쪽으로 30m 정도 더 가면 국사의 보명탑이 자리잡고 있다. 조계산 능선을 뒤로하고 멀리 신평천과 송광사 계곡을 내려다보는 지세이다. 이곳이 송광사에서 가장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라고 학예실장이 알려주었다. 풍수지리의 문외한이 보기에도 겹겹이 펼쳐진 산줄기와 계곡들이 감싼 모습이 명당처럼 느껴졌다. 내려올 때는 묘적암터에서 경사진 산길을 따라 곧장 500m 정도를 내려와 편백나무숲 길로 나왔다.
보명탑을 참배한 후 하산하여 감로암으로 향했다. 감로암 무량수전에서 국사의 영정을 다시 참배했다. 이곳 영정도 국사전의 진영과 같다고 했다. 결국 원감국사의 진영은 송광사 국사전을 비롯하여 감로암, 방촌유물전시관 등 세곳에 모셔진 셈이다. 이어 사찰 앞에 위치한 원감국사비를 둘러보고 서둘러 송광사 성보박물관쪽으로 향했다.
송광사에서는 매년 16국사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 보조국사의 기일인 음력 3월 27일에 16국사 제향을 함께 올리고 있다. 대신 각 국사들의 제사는 해당 기일의 초하루에 이루어진다. 즉 원감국사는 1월 10일이 기일이기 때문에 1월 1일에 제사를 올린다. 대신 국사께서 창건하고 입적하신 감로암에서는 기일에 맞춰 1월 10일 사시(巳時, 9시 00분~11시 00분)에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박물관앞에서 김일동 학예실장과 박물관장이신 고경스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송광사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시간 정도를 달려 다음 행선지인 여수 산수마을에 도착했다. 버스로 출발한 일행은 벌써 산수마을 종사랑공파의 숭조원을 둘러보고 바로 옆의 묘원에 모여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우리도 용모재, 봉안당, 묘원 등을 둘러보았다.
산수마을의 숭조원은 여러가지로 특색있는 제각이다. 우선 용모재의 규모부터가 웅장하다. 그리고 선대의 위패를 한꺼번에 모시는 용모재 내의 홀기차트는 현대적으로 만들어져 더욱 인상적이다. 용모재 뒷켠에 자리잡은 봉안당은 832쌍의 납골함이 갖추어져 있다. 또한 용모재 옆에 위치한 묘원은 입향조인 휘 용 이하 선대들의 묘소가 자리잡고 있다. 여수만을 바라보고 펼쳐진 형세와 규모가 마치 국립묘지를 방불케 한다.
앵무산을 사이에 두고 산수마을과 이웃한 봉두마을은 행원파 영장공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마을 입구의 서쪽 산록에 자리잡은 경모재는 영장공 휘 대경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제각이다. 단아하고 경건한 분위기의 제각이 말끔하게 단청을 하여 후손들의 관심이 각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모재에 들러 설명을 듣고 참배를 마치자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산수와 봉두마을의 제각을 둘러본 후 서둘러 여수종친회에서 마련한 식사 장소인 여수수산시장으로 이동했다. 7시를 넘겨 도착한 일행은 미리 준비한 활어회와 술로 배를 채웠다. 50명 이상의 많은 종친들에게 푸짐한 활어회를 대접한 여수 종친분들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대종회(회장 위자형)와 동참한 종친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선조의 유적지 참배와 종친들의 세거지를 탐방한 2015 대제 전날은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하루였다.
위윤기 (2015/11/19 19:02) |
사진은 산뜻하고 내용도 읽어보니 마음에 쏙쏙 와 닿습니다. 역시 상복형님 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