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멸의 꽃으로 피어나리
<역주 간암선생문집> 출간을 기념하며
詩人 위성유(34世, 玉露)
허공에 흩어져 고이 잠들었던 꽃잎들이 한 잎 한 잎 역사의 부름에 떨리며 답하듯
250여년이 지난 오늘 비로소, 당신의 고귀한 업적이 불멸의 꽃으로 다 시 피어나고 있습니다
간암선생님!
님께서는 장흥 위씨 명문가 자재로 태어나, 천품이 영민하고 학문에 뜻 이 깊어 이른 나이에 세상 이치를 깨우치시니
일평생을 오직 우국충정 그 일념하나로 남도 천리 길 그 먼 고향 장흥 땅을 오가며
질병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남도 연해민 구제에 혼신의 힘을 쏟으셨습니 다
어찌, 그 날의 처참했던 비극을 잊을 수 있겠는가!
천관산 연대봉수 오르내리면서 송두리째 짓밟힌 왜구들의 만행에 통곡 하 며, 남해안 해상 방어 강화를 위해 남도 4도 설진하는 방략과 황폐해진 고금도 관왕묘 수호를 위해 죽음 무릅쓰고 상언까지 올리셨던 간암 할아 버지!
높은 지조와 강직함으로 사회질서의 폐단에 비분강개하여 한 줄 한 줄 눈 물로 엮어내려 간 열편의 시, 가사 임계탄
자나 깨나 그 어느 곳에 있어도,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귀하신 몸, 이 나라와 위문을 위해 기꺼이 불사르셨습니다
벼슬도 싫다, 귀향하여 대덕 초당에 터 잡고 천관산 우러러보며 후학들 의 입신양면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특히 위문의 자랑이신 존재 위백규선생의 탄생은 후학을 사랑했던 당신 의 선견지명 그 놀라운 예지력 덕분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꽃은 져도 그 향기는 그대로 남는 법
할아버지께서 이 나라와 위문을 위해 쌓아오신 업적들이 느즈막이 붉게 꽃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 반석 위에 아로새긴 당신의 가르침은 역사 속에서 저희와 영원히 함 께 할 것입니다
저희 후손들은 당신께서 남기 신 깊은 뜻 이어받아 위문이란 이름으로 하 나되어 나아가겠습니다
다시 꽃으로 피어 난 <역주 간암선생문집>을 삼가 할아버지께 바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