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량(魏元良) 망곡서(望哭書) 암각문 발굴

-해발 412미터에 새긴 울분, 1910년 암각문 발견

1910년 한일합병 당시 느낀 울분을 바위에 새긴 암각문이 장흥문화원의 암각문조사단에 의해 전남 장흥의 한 봉우리에서 발견됐다. 장흥문화원은 장흥지역 내 역사문화자원과 기록유산을 발굴하기 위해 암각문조사단(단장 홍순석 교수)을 구성하였다. 이번 발굴된 암각문은 작성한 연대가 분명히 새겨져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암각문은 전남 장흥군 부산면 자미마을 뒷산 해발 412m의 산 정상 수리봉에서 발견됐다. 1910년 한일합병의 국치 소식을 접한 장흥 유학자 위원량이 수리봉 정상에 올라와 나라 잃은 울분을 한시에 담아낸 것이다.

위원량(魏元良)의 칠언절구를 새긴 암각문은 바위 면에 광곽을 얕게 파고 평탄하게 조성한 다음에 해서체 종서로 쓴 칠언절구 ‘登臨是日感斯峰 ㄷ是東邦守義峰 人多不守峰能守 可以人兮不似峰’ 28자를 음각하였다. 그리고 좌측에 ‘隆熙庚戌秋 魏元良謹拜 望哭書’라는 관지를 종서로 음각하였다. 관지에는 “융희 경술년 가을에 위원량이 삼가 절하고 곡하며 쓰다.”라고 새겼다. 융희(隆熙) 경술년(庚戌年)은 한일합병이 체결된 1910년이다.

암각문 칠언절구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登臨是日感斯峰 오늘 올라와 이 봉우리에서 느끼나니

ㄷ[峰]是東邦守義峰 이 봉우리야말로 동방의 의를 지킨 봉우리네

人多不守峰能守 사람 많아도 못 지킨 것을 봉우리는 지키니

可以人兮不似峰 사람이 봉우리만 못하다고 할 수 있겠네

시를 짓고 암각문을 조성한 연대가 분명히 새겨져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원량(1882~1945)은 장흥의 유학자로 초명은 종량(鍾良), 자는 여진(汝眞), 호는 회은(晦隱)이다. 위계선(魏啓善)과 인천이씨(仁川李氏) 사이에서 3남 중, 장남으로 1882년에 장흥군 부산면 기동리에서 태어났다. 회은 위원량의 집은 역대 장흥위씨 가문의 천석꾼 집안이었다. 그는 부산면 구룡리 자미마을 수리봉에 송암정(松岩亭, 별칭 영이루 詠而樓)를 짓고 소일하였다. 송암정은 1964년 경호정(鏡湖亭)을 중수할 때 기동리 예양강변에 옮겨지었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