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 석규(錫奎, 1883～1913, 독립운동가)는 나라가 열강의 각축장으로 둔갑하던 시대(高宗 20년)에 아버지 윤조(胤祚), 어머니 수원 백씨(白氏)의 장남으로 관산 당동(堂洞)에서 태어났다. 그는 성장하면서 동학란, 한?일 의정서 체결(1904년), 을사보호조약 체결(1905년) 등으로 사실상 국권을 잃게되는 약소국의 처절한 현장을 몸으로 체험하며 자랐다.

1906년 통감부가 설치되고 이토오히로부미가 부임했다. 의병장 면암 최익현이 대마도에 끌러가 순국한다. 고종의 밀사인 이준열사가 헤이그에서 활복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울분을 참을 수 없는 그는 1907년 나이 24세 때 나라를 위해 한 목숨을 던지기로 결심했다. 국내에서는 뜻을 펴기 어렵다고 여긴 덕암은 처와 어린 자식에게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만주에서 독립운동가들과 합류한 그는 나라를 위한 일이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의병을 모집하고, 그들을 훈련시키고 먹이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리고 망명인사를 찾아가 독립운동에 나서줄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고향을 떠난 지 고작 8년만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아 병마에 시달리다 러시아 니콜라이에서 병사하고 말았다.